일방통행로·베를린의 어린 시절
발터 벤야민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02-3141-8696) 펴냄, 1만4천원·1만5천원
발터 벤야민의 책 두 권이 번역돼 나왔다. 는 짧은 단상과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벤야민의 독특한 사유와 아포리즘이 들어 있다. 소재는 주유소, 아침 식당, 표준 시계, 건설 현장, 골동품, 셀프 서비스 레스토랑, 마권 판매소 등 대도시 어디에서나 부딪힐 수 있는 것들이다. 이 글들은 대도시의 삶에 대한 독특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줌과 동시에 근대와 노동의 본질을 드러낸다. 은 벤야민의 자적전 글이다. 20세기로의 전환기에 베를린의 한 유복한 유대인 가정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초상이다. 벤야민은 1932년부터 베를린의 주간지 에 연재하기 위해 ‘베를린 연대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작업을 포기하고 구상을 발전시켜 을 완성한다. 작은 글들의 느슨한 연대기적 구성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벤야민은 베를린의 어린 시절을 재현하면서 오버랩, 복합적인 이미지들의 중첩 등의 기법을 동원한다. 이를 흔히 ‘몽타주’ 방식이라 부른다. 벤야민의 책들 중 가장 개인적이고 서정적이다.
8월15일의 신화
사토 다쿠미 지음, 원용진·오카모토 마사미 옮김, 궁리(02-734-6591) 펴냄, 1만3천원
‘광복절’ 8월15일은 일본인에게 ‘종전일’로 기억된다. 항복문서에 조인한 공식 종전일은 9월2일이다. 그런데 왜 일본인은 8월15일을 종전일로 기억할까. 저자는 ‘1945년 8월15일, 종전 방송에 쓰러져 우는 여자 정신대원’이라고 설명이 붙은 사진을 시작으로 일본의 종전에 대한 인식을 파헤쳐간다. 전후 일본 정부가 ‘패전과 항복’을 감추기 위해 어떻게 정치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했는지가 펼쳐진다.
최초의 남자
스펜서 웰스 지음, 황수연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1만8천원
1987년 모계를 통해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바탕으로 인류 최초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20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 살았던 그는 인류 최초의 여성 ‘이브’였다. 그렇다면 ‘아담’은? 저자는 부계로만 전달되는 성염색체 Y염색체에 주목해 인류 최초의 남성 ‘아담’을 추적한다. 염색체의 5천만 유전자를 분석해 인류가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그 이동 경로도 밝혀낸다.
대한제국 황실비사
곤도 시로스케 지음, 이언숙 옮김, 이마고(02-337-5660) 펴냄, 1만3천원
1919년 고종의 죽음, 1926년 순종의 죽음으로 끝난 조선 황실의 역사를 한 관리의 회고록을 통해 복원한다. 저자는 순종대 궁중사를 지낸 일본 관리다. 책은 1926년 라는 제목으로 서울에서 일본어로 출간된 적이 있다. 제국주의적 세계관, 아전인수적 해석을 넘어 적극적인 독서를 통해 편린들을 재조합해야 한다. 그 결과 영친왕과 덕혜 옹주의 도쿄 유학이 인질행이었으며, 이토 히로부미의 궁중 개혁이 궁중 숙청이었음이 드러난다.
중국사상사 도론-사상사의 서술방법
갈조광 지음, 이등연·심규호·양충렬 옮김, 일빛(02-3142-1703) 펴냄, 1만2천원
푸단대학 출판사의 1권, 2권 앞부분의 ‘사상사의 서술방법’을 모아서 한 권으로 펴냈다. 저자는 저술을 통해 중국사상사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뒤바꾸고자 했다. 그는 아날학파 미셸 푸코의 지식권력 담론, 로티와 화이트의 포스트모던 이론까지 중국사상사의 서술방법론으로 활용하자고 말한다. 한국에는 5권으로 출간될 에 대한 길잡이 책이다.
위대한 왕
니콜라이 바이코프 지음, 김소라 옮김, 아모르문디(0505-306-3336) 펴냄, 9500원
태어날 때 이미 이마에 ‘왕’이라는 글자 윤곽이, 목덜미에 ‘대’자가 나타나는 ‘위대한 왕’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러시아 동물문학. ‘위대한 왕’은 만주의 거대한 숲의 군주로 성장한다. 하지만 철도를 앞세운 문명이 삶의 터를 송두리째 파괴하기 시작하고 숲의 터줏대감들은 반격에 나선다. 30여 년을 만주의 자연 속에서 생활한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작품이다. 러시아가 동청철도 부설권을 획득해 만주를 호시탐탐 노리던 집필기의 시대적 배경에서 역사적 은유를 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 한 해
문숙 지음, 창비(031-955-3350) 펴냄, 9800원
저자는 이만희 감독의 영화 의 주연배우이다. 그는 이 영화로 데뷔했는데 감독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함께 산다. 이만희 감독은 의 편집 작업을 마무리하다 쓰러져 타계하고 21살의 열정적인 배우는 한국을 떠났다. 지난해 그녀는 미국에서 30년 만에 을 다시 보면서 연인에 대한 원망을 거두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현재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명상가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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