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닛
김언수 지음, 문학동네(031-955-8865) 펴냄, 9800원
1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평범하기 그지없는 낡은 캐비닛 안에 기이하고 특이한, 분노와 놀라움과 슬픔이 뒤범벅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172일 동안 자고 일어난 토포러들, 잃어버린 손가락 대신 만들어넣은 나무손가락에 살이 붙고 피가 도는 피노키오 아저씨, 자신의 정액을 질 속에 집어넣어 스스로 임신하는 네오헤르마프로디토스…. 화자는 178일 동안 캔맥주를 마셔대고 하릴없이 캐비닛 속 파일들을 정리하는 평범한 삼십대 직장인이다.
야! 꼬맹아
잉에 마이어-디트리히 지음, 유치숙 옮김, 우리교육(02-3142-6770) 펴냄, 8천원
가슴 찡한 청소년 소설. 열다섯 살 소년 막스는 키가 150cm도 채 되지 않는다. 이렇게 키 작은 아이로 태어난 건 부모님의 영향이다. 그분들이 아들에게 붙여준 이름은 ‘막시밀리안’, 제일 큰 사람이라는 뜻이다. 난쟁이라고 불릴 만큼 키가 작은 막스에게는 삶을 힘겹게 하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우울증에 빠진 엄마,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권위적인 아빠, 막스를 괴롭히는 학교의 친구들까지. 막스의 탈출구는 인터넷과 공상뿐이다.
그레이트 비욘드
폴 핼펀 지음, 곽영직 옮김, 지호(02-325-5170) 펴냄, 1만8천원
인간의 인식 너머에 있는 차원과 그것을 탐구한 물리학자들의 이야기. 고차원 이론의 시작과 발전, 앞으로의 발전 방향까지 짚어본다. 최초의 고차원 이론인 칼루차-클라인 이론은 독일 물리학자 테오도르 칼루차와 스웨덴 물리학자 오스카 클라인이 공동으로 제안했다. 이 이론은 중력과 전자기력을 함께 설명하는 강력한 이론이었다. 그러나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여분의 차원 없이 통일장 이론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디어 기호학
대니얼 챈들러 지음, 강인규 옮김, 소명출판(02-585-7840) 펴냄, 1만7천원
현대인은 분홍색에서 자연스럽게 ‘여성스러움’을 발견하지만, 불과 80여 년 전에는 파랑은 여자의 색이었으며 분홍은 남자의 색이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기호의 허구성을 깨닫는 것은 인식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일깨운다. 지은이는 구조주의 이후 기호학은 어디로 갔는지를 묻는다. 그에 따르면 기호학은 늘 자기 비판 형식으로 발전해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 교정을 통한 진화의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문재 산문집
이문재 글, 강운구 사진, 호미(02-322-1846) 펴냄, 1만원
시인 이문재의 첫 산문집.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도시의 아들로 자란 지은이는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달콤함과 씁쓸함을 고루 맛보았다. 비생태적인 삶에서 지은이는 티지털 문명의 그늘을 살핀다. 그리고 21세기 도심 한가운데서 영위할 수 있는 생태적 삶을 제안한다. 지은이는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거나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경험을 털어놓는다. 그런 체험을 통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인간의 속도 ‘시속 5킬로미터’를 다시 찾는다.
어우야담
유몽인 지음, 신익철·이형대·조융희·노영미 옮김, 돌베개 펴냄, 4만원
한국 최초의 야담집인 의 완역 정본. 지은이 유몽인은 방달한 기질을 지닌 자유주의적 성향의 문인으로, 사대부 사회에서 용납받기 힘든 기질을 민중의 세계에 투사했다. 민간의 구비문학이 지닌 진실성과 발랄한 미의식을 깊이 있게 수용했다. 조선 전기의 견문잡기류 형식에서 조선 후기의 야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만들어진 것으로, 중요한 문학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 소설적 구조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도 많다.
한옥이 돌아왔다
황두진 지음, 공간(02-3670-3641) 펴냄, 2만원
건축가가 서울 북촌에 5채의 현대 한옥을 짓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옥을 고치거나 설계하는 일은 목수의 몫이라는 것이 사회의 통념이지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축가들의 참여도 늘었다. 이들은 인반인들이 한옥을 좀더 가깝게 느끼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은이는 현대사회에서 한옥이 소외된 배경을 짚어가며 한옥이 현대주거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실제 집짓기 과정에서 생기는 다양한 고민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
이철수 지음, 삼인(02-322-1845) 펴냄, 1만2천원
이철수씨가 판화와 편지를 묶어 만든 세 번째 책. 지은이는 충북 제천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은 지 20년이 넘었다. 그가 써내려간 일상의 장면들에선 우리가 놓치기 쉬운 소중한 풍경들이 느껴진다. 그에게는 이웃도 많다. 무심코 지나치면 이웃으로 삼을 수 없는 작은 사물이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콩나물밥을 좋아하는 스님, 운동화 한 켤레 값을 무서워하는 수녀님…. 그들은 따스한 행복과 함께 생활의 아픔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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