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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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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사탕수수 농장에 바치는 위령제> 외

등록 2006-10-21 00:00 수정 2020-05-03 04:24

김상열연극사랑이 되살린 ‘박근형표’ 연극

벌써 18년 전의 일이다. 올림픽 특집 드라마 를 집필한 김상열 선생은 멕시코 노예이민의 비극적 실화를 바탕으로 연극 의 대본을 썼다. 그리고 극단 신시의 창단 작품으로 척박한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무대에 올렸을 때 사회적 화제를 뿌리기에 충분했다. 2년여의 공연 뒤 연극 은 자취를 감췄다. 1990년대 중반 영화 이 제작돼 관심을 모았지만 주연을 맡은 배우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나고 대종상 수상 과정의 잡음으로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작품의 의미가 퇴색됐던 이 극단 ‘김상열연극사랑’을 통해 ‘박근형표’ 연극으로 되살아난다.

애니깽 농장에서 사라져간 노예이민자와 작가에 바치는 박근형의 위령제라 할 만하다. 인간의 내면과 역사의 정곡을 찌르는 김상열의 대본이 극단에 이르는 일상성을 보여주는 박근형에 의해 어떻게 무대화될지 자못 궁금하다.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아 ‘애니깽의 후세’들을 초청하는 공연도 마련했다. 10월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 02-744-7304.

시칠리아의 사랑, 한국이 노래하다

우리가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을 떠올리면 곧바로 영화 와 의 장면이 스쳐지나리라. 뜨거운 태양과 기운찬 파도만큼이나 격정적인 시칠리아 사람들의 사랑. 그 강렬한 사랑이 서로를 바라보지도 못하는 비극적 사랑이 되어야 하는 오페라 . 국내 최고의 성악가와 서울시오페라단이 만든 이 작품에서 관객은 격정적 사랑을 품은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를 만끽할 수 있다. 한국의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박정원, 드라마틱한 테너 이정원, 다양한 레퍼토리의 소유자 소프라노 김인혜, 프랑코 코렐리의 후계자로 불리는 테너 한윤석 등이 시칠리아의 사랑과 분노, 복수, 파국 등을 음악으로 전한다.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것만도 이 계절을 풍요롭게 할 듯하다. 사랑을 품었음에도 피할 수 없는 파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을까. 10월18~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7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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