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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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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윤이상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등록 2006-03-24 00:00 수정 2020-05-03 04:24

<font color="darkblue"> 3월21~26일 2006 통영국제음악제… 모스크바필·살타첼로·황병기 등</font>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지난 1월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위원회는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이 조작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외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을 옭아맨 이념의 사슬을 40여 년 만에 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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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를 맞는 2006 통영국제음악제가 뜻있게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로소 한국의 전통적 정서를 서양 현대음악에 접목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재독음악가 윤이상(1917~95) 선생을 편견 없이 만나게 된 셈이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여러 문화가 서로 흘러 공존한다는 것을 뜻하는 ‘유동’(Flux). 이는 윤이상 선생의 관현악 작품 제목이기도 하다. 개막작인 음악극 <로즈>를 비롯해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캐나디안 브라스·살타첼로 내한 공연, 황병기와 한국현대음악앙상블의 협연 등 12회의 공연에서 유동의 의미를 떠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듯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통영에서 화음을 맞추는 셈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게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음악극 <로즈>. 그동안 오페라 <꿈>(2003), <영혼의 사랑>(2004) 등 기존 윤이상 선생의 작품을 소개한 개막작을 창작 작품으로 선정한 게 이채롭다. 중국계 시인 리영리의 작품 <올웨이스 어 로즈>(Always a Rose)를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악단 TIMF앙상블의 예술감독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음악극으로 재창조했다. 장미로 투영되는 한 남자의 삶이 추상적 무대에 풍성하게 드러난다.

모차르트 탄생 250년을 기념하는 <모차르트 레퀴엠>도 놓치기 아깝다. 지휘자 이재준이 이끄는 갈라 오케스트라와 필그림 미션 콰이어, 얘노을 합창단이 협연하고 국내 정상급 성악가 박미자, 장현주, 이영화, 김승철 등을 만날 수 있다. 독일 출신의 5인조 클래시컬 재즈 앙상블 살타첼로의 무대와 국내 전통음악계의 대부 황병기의 작품 등 창작 국악곡을 연주하는 폐막 무대도 기대된다. 3월21~26일, 통영시민문화회관, 02-3474-8315, www.tim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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