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음악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콘서트 드라마 <길 위에서>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드라마를 듣고 음악을 본다? 언뜻 드라마의 음악을 듣고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조금 감각이 있다면 뮤지컬을 떠올릴 수도 있을 듯하다. 적어도 콘서트 드라마 <길 위에서>를 보기 전까지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형식을 무대로 옮긴 듯한 <길 위에서>는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실하게 깨뜨린다. 콘서트의 열기와 연극의 감동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콘서트 드라마 <길 위에서>의 출연진은 영화와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이다. 다만, 작곡이나 작사, 편곡 등 음악적 재능이 남다르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애절한 기타 솔로가 깊게 파고드는 카멜의 <롱 굿바이>에서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까지 귀에 익숙한 주옥같은 명곡과 대중적인 록 선율을 들려준다. 물론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출연진이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이 작품은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줄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학시절 밴드 ‘레인보우’에서 활동했던 준성과 민환, 경은. 이들은 고단한 일상을 보내다가 밴드의 멤버였던 정민의 10주기가 되는 날 만난다. 이들이 제사상을 접고 술상을 차려 10년 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10년의 공백을 훌훌 털어버리고 음악세계로 빠져든다. 거기엔 또 다른 갈등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예술 형식을 추구하는 극단 다음사람이 콘서트 드라마라는 신선한 공연 형식을 취하면서도 연극적 상상력을 넉넉하게 풀어놓았다.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내년 1월8일까지,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밴드 ‘부활’의 로커 박완규와 ‘더더’의 박혜경이 녹록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면 배우 박정환, 차성준, 서은경 등은 <길 위에서>를 통해 음악적 끼를 한껏 자랑한다. 12월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홀 스타시티, 02-76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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