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과 손잡고 전국 11개 도시 순회하는 2005 국악축전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아직도 국악을 전통문화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공연 현장을 찾아봐야 한다. 1980년대 이후 알게 모르게 지속된 국악의 변신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넓게 진행됐다. 국악은 노년층이 향유하는 전통문화라는 선입견도 무너지고 있다. 국악을 전통문화 보존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국악은 대중문화 속으로 깊숙이 다가왔다.
9월4일부터 전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되는 ‘2005 국악축전-종횡무진 우리음악’은 ‘젊은 국악’의 오늘을 보여준다. 먼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9월4일 저녁 6시)에선 국악의 대중화 단계를 가볍게 뛰어넘어 ‘대중음악의 국악화’ 단계로 진입하는 국악을 실감할 수 있다.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가 귀를 자극하면서 성악가와 국악인, 대중음악인들이 어우러져 신명의 무대를 연출한다.
전통과 젊음을 하나로 묶어내는 국악엔 색다른 뭔가가 있다. 무엇보다 국악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대중음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국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한몫했다. 젊은 국악인들은 국악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기도 한다. 국악에 에듀테인먼트가 도입돼 국악 만화 2편과 국악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10편이 제작됐다. 이토록 다양한 국악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공감각적으로 우리 음악을 느끼는 국악축전. 국악이 ‘월드뮤직’으로 성장하면서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공연문화로 자리잡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미 국악축전 월드와이드-해외공연 형식으로 러시아 사할린과 코르사코프를 다녀왔고, 오는 12월엔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서도 공연한다. 문제는 ‘퓨전음악’ 속에 우리의 멋과 흥, 얼을 오롯이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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