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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1인당 예산 ‘152만원 대 40만원’



장애인포럼 조사 결과 서울 노원구가 인천 남구의 4배… 지자체별 편차 심해
등록 2010-05-14 16:20 수정 2020-05-03 04:26
49개 지방자치단체의 2009년 장애인 1인당 예산 순위

49개 지방자치단체의 2009년 장애인 1인당 예산 순위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의 1인당 장애인 예산이 최대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기초지방자치단체 49곳의 2009년 예산을 분석한 결과, 서울 노원구의 장애인 1인당 예산이 152만8114원으로 가장 많은 반면 인천 남구는 40만2816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치단체의 장애인 1인당 예산 평균은 73만5217원이었고, 이에 못 미치는 지자체가 28곳으로 절반이 넘었다.

서울 자치구끼리도 큰 차이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은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 등 광역시의 24개구와 25개 시·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서울의 경우 시가 직접 집행하는 장애인 예산과 구별로 집행하는 예산을 합친 뒤 구별로 통계를 냈다.

이들 시·군·구 가운데 장애인 1인당 예산액이 많은 곳은 서울 노원구에 이어 경남 거창군(115만1847원), 전남 목포시(118만376원), 경기 여주군(116만4725원), 서울 강동구(107만9964원) 등이었다. 하위 5개 지자체는 인천 남구와 부산 부산진구(44만6355원), 부산 사하구(45만6452원), 울산 중구(45만7379원), 경북 의성군(47만6786원) 등으로 나타났다. 부산 사하·부산진구와 인천 남구 등은 전체 장애인 예산이 75억~84억원으로 많았지만, 장애인 수가 많아 1인당 예산은 적었다.

서울시 자치구 7곳 가운데도 큰 차이가 났다. 노원구는 426억여원을 장애인 예산으로 배정한 반면 중구는 45억여원만 배정했다. 장애인 1인당 예산에서도 152만여원과 73만여원으로 2배 가까운 편차를 낳았다. 재정자립도에서는 중구(83%)가 노원구(28.8%)보다 훨씬 높은데도 장애인 예산은 오히려 더 적었다.

“예산 수립에 장애인 참여해야”

광역도에 속한 중소도시 중에서는 전남 목포시의 장애인 예산 비율이 3.5%(1인당 118만여원)로 가장 높았고, 충남 천안시는 1.18%(1인당 57만여원)만을 배정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농어촌 지역 8개군 가운데 강원 정선군, 충남 당진군, 경북 의성군, 전남 신안군, 전북 고창군 등은 1%에도 못 미치는 예산 배정 비율을 보였다. 농어촌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장애인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7%대인데도 장애인 예산 배정은 오히려 적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모니터링센터의 현근식 사업기획팀장은 “조사 대상 지자체의 절반 이상이 장애인 1인당 평균 예산에 못 미칠 정도로 지자체 간 편차가 상당하다”며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정책 수립에 장애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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