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귀퉁이 흙덩이, 새들의 낙원화옹지구는 2002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에서 우정읍 매향리까지 바닷물 9.8㎞를 막아 만들었다. 4482㏊의 농지와 1730㏊의 담수호가 생겼다. 천수만 간척지보다 20년 늦게 물막이 공사를 마쳤다. 처음 가경작을 시작한 2006년 무렵, 땅은 소금기를 잔뜩 ...2023-12-22 21:16
우연히 깃든 천수만, 나그네가 철새로봄가을에 이따금 거쳐 가는 줄 알던 장다리물떼새 둥지가 1998년 처음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확인됐다. 나그네새에서 여름철새로 ‘신분’이 바뀐 순간이다. 소금기가 채 가시지 않은 천수만에서 어미 새는 알을 품고 있었다. 1982~1984년 물막이 공사를 하고 조성한 서...2023-11-17 19:03
배고픈 도요새는 파도와 술래잡기기러기 남하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는 10월, 도요·물떼새들은 이미 서해 갯벌에서 많이 빠졌다. 2023년의 도요새 탐조도 벌써 끝물이다. 봄가을로 잊지 않고 서해로 날아드는 도요새는 부지런한 철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번식을 마친 도요새는 남반구인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2023-10-13 20:49
맹금류 결정적 장면…석양 때 바람 등지고 매를 기다리다 꽁지깃을 활짝 펼치며 암컷이 내려오자 갈대숲 사이에서 수컷이 날아올랐다 . 갈대숲에 둥지를 짓고 교대로 알을 품는 중이다. 갈색 깃을 가진 암컷은 한눈에 봐도 검은 수컷보다 크다. 2023년 봄 몽골 헨티 아이막(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몽골 행정구역)의 빈데르 마을...2023-09-08 19:15
“드르륵~드르륵~” 북한의 딱따구리를 몽골 숲에서 만나다“드르륵~ 드르륵~.” 몽골 빈데르 마을 숲에 울려퍼지는 ‘드러밍’ 소리가 탐조객을 유혹했다. 딱따구리과 새가 자기 영역을 알리고 짝을 찾기 위해 나무를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드러밍이다. 먹이를 찾거나 둥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쪼아댈 때 나는 소리와 차이가 있다. ...2023-07-14 22:20
사냥할 땐 시속 300㎞ 넘는데…식사 중인 매를 만나다발아래 사냥감을 움켜쥔 새가 힐끔 고개를 들었다. 다가오는 차량을 경계하나 싶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다시 먹이 손질에 바쁘다. 오랫동안 굶주렸을까? 새는 먹이를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가는 비가 흩뿌린다. 마음이 급한 새가 먹이에 더 집착하는...2023-06-16 22:25
못 찾겠다, 쇠·붉·멧…숨바꼭질이라도 하려는 거니?평생 내가 직접 본 새는 모두 몇 종이나 될까 ? 새 사진을 처음 찍은 1996 년부터 새를 찾아다닌 기억을 더듬어봤다 . 국내 조류도감인 (2022 년 개정증보판 ) 기준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기록된 새는 모두 584 종인데 이 중 360 종 정도를 관찰했다 . 봄이...2023-05-19 22:37
잠들지 못하는 흑두루미2022년 11월 전남 순천만에 1만 마리 가까운 흑두루미가 몰려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흑두루미 수(4천여 마리)의 두 배 넘는 규모다. 흑두루미 최대 월동지인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방역을 강화하고 먹이와...2023-04-14 21:47
맹금은 괴로워아까시나무에 내려앉은 흰꼬리수리(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천연기념물 제243-4호)의 휴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먹잇감을 찾다 지쳐 날개를 접은 지 15분쯤 지나자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덩치가 훨씬 작은 큰부리까마귀 두 마리가 자기 구역에 들어온 포식자를 공격해 쫓아내려...2023-03-18 00:21
수천 ㎞ 날아온 두루미의 기품“후드득” 갑자기 날아오른 청둥오리가 하늘에서 어지러이 흩어졌다 뭉치기를 몇 차례 반복하더니 다시 논에 내려앉았다. 한적해 보이는 들녘이지만 야생의 생명체들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사냥꾼 참매가 언제 또 쏜살처럼 들이닥칠지 모른다. 1천 마리 넘는 청둥오리...2023-02-17 22:33
붉은색 부채 같은 꽁지깃의 매력부채꼬리바위딱새가 올겨울 도심 공원으로 날아와 머물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새를 볼 수 있으니 겨우내 탐조객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2006년 1월 국내에서 처음 관찰된 미조(길 잃은 새)다. ‘부·꼬·바·딱’. 긴 이름을 줄여 불러보지만 입에...2023-01-17 13:55
겨울 갈대숲의 검은머리 삼총사겨울 갈대숲이 ‘검은머리쑥새류 삼총사’의 날갯짓으로 분주하다. “개, 개, 개, 삐, 삐, 삐” 하며 여름내 요란하던 터줏대감 개개비와 개개비사촌이 떠난 갈대숲 새 주인이다.검은머리쑥새, 북방검은머리쑥새 무리에 섞여 쇠검은머리쑥새까지 북쪽의 추위를 피해 날아왔다. 화려...2022-12-14 21:51
그동안 어디에 있었니“이럴 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해야 하네요. 순발력!” 뿔종다리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탐조 모임 대화방에 불이 났다. “어제 나오지…ㅠㅠ” 오늘은 새를 보러 갈 수 없다는 탄식이 나왔다. “(뿔종다리가 나타난 것은) 14년 만인데, 내일은 모릅니다.” 방장의 재촉에 ...2022-11-11 01:46
아, 가을인가경기도 고양 탄현역으로 가는 출근길, 하늘에서 기러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숲 위로 나는 가을 손님의 기척이 반갑기만 하다. 찬 서리 맞으며 고단한 날개로 이제 막 월동지에 도착하는 무리일까? 장항습지(경기도 고양)와 산남습지(경기도 파주)가 탄현역과 멀지 않다....2022-10-11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