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❶ 도심 공원을 흐르는 개천 바위에 내려앉은 부채꼬리바위딱새(수컷)가 적갈색 꼬리깃을 활짝 펼치고 있다. 낯선 곳으로 날아든 새는 개천 주변 바위틈과 나무 덤불, 콘크리트 옹벽 사이까지 부지런히 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❷ 2016년 경기도 양평에 나타난 암컷은 밝은 회색 몸에 어두운 회색 꼬리를 가지고 있다. 변종관 생태사진가 제공
부채꼬리바위딱새가 올겨울 도심 공원으로 날아와 머물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새를 볼 수 있으니 겨우내 탐조객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2006년 1월 국내에서 처음 관찰된 미조(길 잃은 새)다.
‘부·꼬·바·딱’. 긴 이름을 줄여 불러보지만 입에 잘 붙지 않는다. 이름만큼 생김새도 낯설다. 납빛처럼 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회색 몸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적갈색 꼬리를 가졌다. 행동도 특이하다. 땅에 내려앉을 때마다 위아래로 까닥거리던 꽁지깃을 부채처럼 펼치며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이성이나 천적에게 자신을 과시하려는 건지는 분명치 않다. 사냥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저 연신 꼬리를 흔드는 긴발톱할미새나 머리와 엉덩이를 아래위로 들썩이는 깝작도요처럼 자꾸 반복하다보니 몸에 익은 행동으로 보인다.
부채꼬리바위딱새가 속한 솔딱새과는 깃털이 예쁘고 다양해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수컷은 깃이 더 화려해 눈에도 잘 띈다. 이들은 자신의 세력권을 유지하다 침입자가 나타나면 쫓아내기도 한다. 확보한 구역에서 멀리 벗어나지도 않는다. 자신의 먹이터와 거주공간을 지키기 위해 주기적으로 순찰하듯 날아다니기도 한다. 다른 새보다 상대적으로 관찰이 쉬운 편이다. 새의 세력권 근처에서 기다리면, 나뭇가지 끝에 앉아 기회를 노리던 새가 순식간에 날아올라 날개 달린 벌레를 잡아채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천 다리 아래 바람이 차지만 새를 보는 사람은 도심 공원까지 날아온 새가 궁금하기만 하다. 얼마나 멀리서 날아왔을까? 낯선 곳에서 어떻게 먹이를 구할까? 길 잃은 손님을 보려고 카메라와 쌍안경을 메고 찾는 이유다. 새를 보려는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열풍이 세밑 한파가 닥친 도심 하천 다리 아래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매력적인 새를 사진으로 오랫동안 담아온 김진수 선임기자가 다양한 새의 모습과 그 새들이 처한 환경의 소중함을 사진과 글로 전합니다. ‘진버드’는 김진수와 새(bird), 진짜 새를 뜻합니다. 4주마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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