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터널 밖 햇빛 세상을 꿈꾼다번듯하진 않았다. 하나같이 정규직 일자리에도 올라타지 못하고 있었다. 졸업을 앞뒀거나 짧게는 9개월, 길게는 2년까지 임시직을 전전하면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헤매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독일·네덜란드·캐나다·덴마크에서 취업 현장 속으로, 구직자의 삶 속으로 들어...2013-12-27 17:41
“서류전형 통과율 0.066…취재지만 간절함 생기더라”지난 6월부터 취업 현장에 뛰어들었던 기자 4명이 2월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4층 회의실에 모였다. 정은주(38) 기자와 전다은(가명 이은미·27)·강선일(노민호·27)·나해리(이나연·23) 인턴기자는 “의사 역할을 맡은 배우인데 실제 의사로 착각해 살...2013-12-26 11:17
프로그램팀 지원자에게 외국인 면접은 왜?“선생님, 남자친구랑 자봤어요?” 당황한 나는 못 들은 척 길을 건넜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혼내는 소리가 났다. “어린 게 발랑 까져서.” 나는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한 학기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공부방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대학이 졸업 요...2013-12-18 17:40
버겁고 불안해 옮겨봤지만…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직장인 0명 중 ~2명은 회사를 떠난다. 온라인 취업 포털 ‘사람인’이 기업 409곳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올해 평균 이직률은 5.8%였다. 이직하는 직장인의 절반(53%)이 년 이하 신입사원이다. 성별과 결혼 여부로 보면 남성(69.3%)과 미...2013-12-18 17:34
기본기에 필살기까지 다 익히면 나도 될까?노민호(27·가명)씨는 지난 8월 2주간 보험설계사 교육을 받았다. 후배가 추천한 생명보험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생명보험협회 주관 시험을 치렀다. 이나연(23·가명)씨는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찾아내려고 지난 월 면접 컨설팅 업체를 방문했다. 면접 자세와 목소리 ...2013-12-18 14:53
얼마짜리냐, 얼마 동안이냐이은미 - 지난해 2월, 남자친구 주현을 따라 서울 시내 H대학 졸업식의 뒤풀이에 갔다. 양복을 빼입은 주현의 대학 동기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각자 명함을 건넨다. 대기업 입사 한 달차 신입사원인 한 남자가 마치 임원이라도 된 것처럼 거드름을 피운다. “씨, 신입사원 연...2013-12-13 14:03
삼성, 나쁜 남자? 착한 남자?삼성직무적성검사(SSAT·사트) 시험이 있던 10월13일. 서울 강동구 성내중학교의 한 교실에 입실 마감 시간인 아침 8시30분 턱걸이로 도착했다. 아찔했다. 조금 전 인근 강동역에서 낯선 남자와 택시를 합승하는 것을 주저했더라면 시험을 못 치를 뻔했다. 숨을 고른 뒤...2013-12-13 14:01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실의 반영“준비가 됐지만 마음이 여립니다.” 타로카드를 하나씩 뒤집으며 타로점술사가 말한다. 점괘는 한마디로 ‘올해 취업이 힘들다’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묻고 싶지만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다. ‘취업운 타로카드’ 부스는 교내 채용박람회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2013-12-12 15:37
“현대차가 딱인데 물론 힘들겠지만”컨설턴트가 가방에서 펜과 까만 잉크를 묻힌 롤을 꺼냈다. “손을 펴보세요.” 손가락 지문을 새까맣게 칠하고 손바닥은 롤로 문질렀다. “검사 결과는 다음주에 나옵니다.” 몇 분 만에 검사가 끝났지만 강한 잉크 냄새는 몇 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월9일 ‘지문적성...2013-12-12 15:36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나’라는 상품을 과대포장해야 한다 이은미 - “케이크 믹스가 없대. 리뉴얼 중이라고. 케이크를 만들어봐야 실감나게 쓸 수 있을 텐데 어쩌지.” 9월6일 식품회사에 지원하는 한솔이 다급하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첨삭할 때 내가 말한 아이디어 때문이다...2013-12-12 15:32
두드려라, 열릴지도 모른다지난여름 다시 일하고 싶은 엄마의 열망은 뜨거웠다. 출산·육아 등으로 일터를 떠난 경력 단절 여성을 채용한 CJ그룹의 ‘리턴십 프로그램 1기’에 253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7 대 1로 치솟았다. 내년 1월에는 2기를 뽑는다. 새로운 채용시장이 떠올랐는데 그 흔한 ...2013-12-07 14:14
몸매? 학벌? 경력? 나는 왜 떨어졌을까 여기자(38)가 취업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목표는 ‘연봉 2500만원 받는 정규직 사원’이 되는 것으로 정했다. 기자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위장취업’이다. 지난 6월 정부가 지원하는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집단상담’에서 성격유형과 직업선호도, 이미지 컨설팅을 ...2013-12-06 13:39
‘백수냐 시간제냐’ 강요된 양자택일시간선택제 일자리. 노동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낯선 용어다. 기존에 쓰던 공식 용어는 ‘시간제 일자리’였다. 그런데 지난 9월부터 ‘시간선택제 일자리’라는 신조어가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자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시간제 ...2013-12-04 14:30
2013 취업 전쟁, 패자들의 비망록이은미 8월4일-스터디 전날 밤 시, 몇 시간째 네이버 카페만 들락거린다. 자정까지 ‘일생 스토리’를 업로드해야 한다. 대학에 입학한 2004년부터 분기·학기별로 내가 걸어온 길을 적는다. 벌써 203년. 9년간의 삶을 온전히 끄집어내기란 불가능하다. 컴퓨터 앞에서 과...2013-11-28 12:55
모멸과 아득함만 남을지라도이나연(23·가명) ‘바캉스를 가지 못한 취준생을 위한 속 시원한 취업 특강’. ‘아이스 아메리카노 무료 제공’. 푹푹 찌던 8월 초 스터디룸에 광고가 붙었다. 나는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이다. 공부하랴, 인턴 하랴 친구들이 도저히 시간을 내...2013-11-27 1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