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신중지권 폐기에 찬성한 미 대법관 5명의 얼굴 사진. 연합뉴스
“여성의 권리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래퍼 켄드릭 라마는 2022년 6월26일 세계적인 음악축제인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무대에서 이 문구를 여덟 번 반복해 외쳤다. 이틀 전인 6월24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권을 보장해온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기로 결정한 데 항의하는 표시였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임신중지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본다. 미국은 이를 토대로 임신 22∼24주까지 임신중지권을 보장해왔다.
축제가 성토와 비판의 장으로 바뀐 건, 대법원이 6월24일 반세기 동안 유지돼온 임신중지권 보장 판례를 파기했기 때문이다. 15주 이후 임신중지를 금지한 미시시피 주법을 심리한 결과, 대법관 9명 중 5명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하는 다수의견을 내고, 이후 관련 입법은 각 주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결정했다.
당장 정치적 대립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공화당 중심의 보수적인 주에선 즉각 임신중지권을 부인하는 법률 시행에 돌입했다. 반대로 민주당 주정부가 들어선 곳에선, 이처럼 임신중지가 불법화된 곳에서 오는 여성이나 의료인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거나 임신중지권을 강화하는 법률 시행에 들어갔다.
불평등 문제도 표면화할 전망이다. 구글·아마존·메타·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직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반면, 빈곤·이주여성 등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불법’이 된 임신중절 수술을 택하거나 아예 임신중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세계보건기구 등은 오랫동안 임신중지의 ‘전면 비범죄화’를 권고해왔다. 임신중지를 처벌하면 여성의 건강과 안전만 해칠 뿐 실제로 임신중지를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재생산권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자 포괄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라는 걸, 역사의 퇴보 앞에서 되새길 필요가 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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