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대전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산을 선택했다.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서던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출발지로 어머니의 고향(옥천)이자 우세 지역인 충청권을 찾아 초반부터 판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반면 문 후보는 고향이긴 해도 열세이던 PK(부산·경남)로 내려가 10년 전 ‘노풍’처럼 ‘문풍’을 일으켜 역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첫 유세 일정을 통해 향후 선거 기간을 관통할 ‘지지층 결집’ 전략 대 ‘외연 확장’ 전략, ‘박정희’ 대 ‘노무현’ 계승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결과는 박 후보의 승리였다. 물론 대선 승패가 후보의 유세 일정에 좌우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첫 유세 지역 등 선거 초반 동선에 함축된 전략과 메시지는 때로 선거 흐름을 바꿔놓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선 때마다 캠프들은 10명 안팎의 ‘일정팀’을 미리 꾸려 첫날 동선을 고민하고 심지어 경쟁 후보의 첫 유세 지역 정보를 입수하려는 작전을 펴기도 한다.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4월17일~5월8일)의 출발지로 후보들은 어떤 곳을 선택했을까. 그곳에는 어떤 전략과 메시지가 담겼을까. 4월17~21일 닷새간 주요 후보들의 동선을 분석해 인포그래픽으로 소개한다.
4월17~21일 대통령 후보 동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전국을 한 바퀴 돌았다. 고향인 PK(부산·경남)를 제외한 수도권, TK(대구·경북), 호남, 강원, 충청, 제주를 휩쓸었다. 양강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고 동서로 누볐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들이 전 지역에서 고른 득표를 하기 위해 ‘전국 유세전’을 벌이는 전략이다. 반면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후보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전통적 보수 우세 지역인 TK·충청·부울경(부산·울산·경남),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표가 많은 수도권을 공략했다.
*4월17~20일은 후보가 실제 소화한 일정, 4월21일은 후보 쪽에서 제시한 공식 일정
*후보 순서는 4월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지지도순
양강 후보 첫날 동선첫날 후보들은 가장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중 문재인 후보는 상행 경부선을, 안철수 후보는 하행 호남선을 탔다. 방향은 전혀 달랐지만 마음은 같았다. 취약 지역에서 외연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었다. 보수 세력 안방인 TK에서 안 후보에 뒤지는 문 후보는 ‘통합’을, 민주·개혁 세력 텃밭인 호남에서 문 후보에 밀리는 안 후보는 ‘DJ 계승’을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첫날 대선 출정식 장소도 상징적이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내세우는 심상정 후보는 대학생 시절 미싱사로 위장 취업한 구로공단이 있던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첫발을 뗐다. 고전하는 유승민 후보는 한국전쟁 당시 전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처럼 대선에서 기적을 이루겠다는 의미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출발했다.
닷새간 후보가 소화한 일정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한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처럼 광역 시·도 단위로 폭넓게 옮겨다니는 대신 광역 시·도 인근 지역들을 훑은 결과다. 그중에서도 흙수저 출신의 ‘당당한 서민 대통령’을 내건 홍 후보는 전통시장을 하루 평균 세 번씩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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