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인가 이라크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이라크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는 느낌도 듭니다.
멀어 보이지 않는 것은 한반도의 북쪽과 이라크가 ‘악의 축’으로 찍혀 공동운명체가 됐고, 한반도 북쪽 일이 우리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빚을 진 느낌은- 약간의 비약을 하면- 바그다드의 전운 덕분에 서울에는 사재기 소동이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라크 한쪽에서 나오는 볼멘소리처럼, 워싱턴의 조준경은 공정하게 저울질하면 중동보다 극동을 겨냥하는 것이 온당할지 모릅니다. 중동쪽은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순순히 소지품 검색을 받고 있습니다. 극동쪽은 반대로 칼을 반쯤 뽑아 골목대장에게 맞설 태세입니다.
죄질로 보면 극동쪽이 더 나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넌 잠깐 있어. 그리고 너 이리 와봐”에 딱 걸린 이라크 덕분에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라크를 표지이야기로 다룬 것은 물론 빚진 느낌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쟁의 명분까진 아니라도 이유는 제대로 알자는 것입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를 석쇠구이의 고기 뒤집듯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머리에 손 얹은 놈을 족치지 못해 안달인가
중동지역 연구를 10년 넘게 해온 김동문 전문위원은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해도 북한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한쪽은 먹을 것이 있고, 다른 한쪽은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의 목적은 석유, 그리고 중동 지배라고 단언합니다.
비디오 게임 즐기듯 지나쳐온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알 만합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제국주의 전쟁으로 허울을 벗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로선 안도하며 가만있는 게 상책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습니다. 평화의 솟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심하게 치른 베트남 중부지방에 1월21일 ‘한-베 평화공원’이 들어섰습니다.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독자들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전쟁의 비극이 예고되는 시점이어서 평화공원은 더욱 뜻이 깊습니다. 광화문의 촛불시위에 앞서 10만여 독자들이 마음의 촛불을 모아주었습니다.
베트남전은 명분 있는 전쟁은 없으며 전쟁은 더없는 실패라는 것을 증언합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때처럼 세계평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라크 전쟁도, 이러한 전쟁의 속성에서 한치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한겨레21 편집장 정영무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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