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0월25일 인도 하리아나주 파니파트시의 도심 바르사트 인근 주차장에서 세계 각국에서 온 옷들이 쌓여있다. 수입된 옷이 팔리지 않거나 재활용 과정에서 필요가 없어진 옷들이다. 쌓인 옷은 불태워진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온 옷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윤상 피디
가나 아크라 중고 시장에는 매주 1500만 벌의 중고 의류가 수입된다. 가나 인구가 3400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주에 한 번씩 국민 대부분이 입을 수 있는 옷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 옷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버려진 중고 의류다. 많은 사람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옷을 입으면 좋겠지만, 옷이 쏟아지는 탓에 이 가운데 40%는 곧바로 쓰레기 산으로 직행한다.
이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선진국에서 입고 버린 옷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 수출돼 결국 쓰레기가 되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옷은 어디로 갈까? 이 물음이 다큐멘터리 ‘트레이서’(TRACER, 연출 조윤상)의 시작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헌 옷 수출 5위(2022년 BACI 국제 무역 통계)일 정도로 많은 옷을 국외로 보낸다. 그럼에도 한국 옷의 최후는 이제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취재팀은 추적기를 옷에 달아 이동 경로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지피에스(GPS)와 ‘스마트태그’를 추적기로 활용했다. 기부받은 옷과 취재진 옷 총 153벌에 추적기를 부착한 뒤 전국 각지에 있는 의류수거함에 나눠서 넣었다.
보름이 지난 뒤 첫 신호를 보내온 지피에스는 세 달 뒤 마지막 신호를 보내왔다. 마지막 신호가 가리킨 장소는 서울에서 각각 3500㎞, 4600㎞ 떨어진 곳이다. 신호가 남긴 흔적을 쫓아 떠났다. 재활용이 잘 될 거라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가 보낸 의류는 여러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우리가 버린 옷의 최후 모습,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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