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집무실이던 청와대 본관과 사생활 공간이던 청와대 관저 내부가 2022년 5월26일 공개됐다. 앞서 5월23일엔 청와대 행사장이던 영빈관과 언론 공간이던 춘추관이 개방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야외 공간은 물론이고 주요 건물 내부까지 대부분 공개됐다.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주요 공간은 비서동과 벙커 정도다.
청와대 본관 가운데 개방된 곳은 영부인 집무실인 무궁화실, 영부인 행사장인 인왕실, 2층의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 별채 충무실 등이다. 청와대 관저는 일단 관람객의 내부 출입까지는 허용하지 않고 관저 창문을 열어 거실과 침실, 드레스룸 등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집무실은 1991년 문을 연 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7명의 대통령이 사용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주로 행사 때만 집무실을 사용했고 평소엔 비서동에 마련한 집무실에서 일했다. 관저는 집무실보다 앞선 1990년 문을 열었다.
5월23일 청와대 공식 행사장이었던 영빈관도 공개돼 시민들이 1층 홀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영빈관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지어졌다. 같은 날 공개된 춘추관은 1층에 대변인 체험 포토존이 마련됐고, 2층에선 브리핑실을 구경할 수 있다. 춘추관은 1990년 문을 열었다. 5월23일까지 청와대 관람 신청자는 모두 543만 명이었고, 실제 관람자는 39만7723명이었다.
6월11일 이후 청와대는 경복궁이나 공원처럼 상시 개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상시 개방되는 청와대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먼저 윤석열 정부는 2026년까지 청와대 핵심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정비하겠다는 계획을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문화계는 박물관이나 공연장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아직 비서동과 벙커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 청와대는 대통령 집무실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불능화’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1939년부터 일제의 총독 관저였고, 1948년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였던 청와대는 이제 역사로만 남았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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