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뒤 맞는 세 번째 명절이다. 사람들은 ‘다음 명절은 다르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감염병 시대를 견뎌왔지만, 이번 추석도 그 기대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추석을 앞두고 나온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한가위를 맞는 이들의 마음을 숫자로 엿봤다.
9월13일 삼성카드가 빅데이터 플랫폼 ‘링크 파트너’를 통해 20~65살 고객 9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6%가 ‘앞으로도 추석 풍경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가 바꾼 명절 풍경이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같은 조사에서 추석 연휴 계획을 묻는 말(복수응답)에 ‘집에서 쉬거나 여가를 즐기겠다’는 응답이 71%로 집계됐다. ‘가족·친지 방문’은 30%, ‘가족·친지와 외식’은 6%에 그쳤다. 코로나19 이전 추석 연휴와 비교하면 ‘집에서 쉬거나 여가’는 41%포인트 늘었고 ‘가족·친지 방문’은 3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52%가 이번 추석에 밀키트 등 간편식 구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58%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명절 음식을 간소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9월7~9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1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9월9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53%는 추석맞이가 ‘즐겁다’, 35%는 ‘즐겁지 않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답변이 갈렸다. 추석이 ‘즐겁다’는 응답은 20~30대에서 70% 안팎이었지만 60대 이상에서는 33%에 그쳤다. 삼성카드 조사를 봐도 추석 분위기에 ‘아쉬움을 느낀다’는 답변은 60대 이상(85%), 50대(82%), 40대(70%), 30대(57%), 20대 이하(56%) 순서로 나이에 따라 달랐다. 아쉬움의 이유로 35%가 ‘가족·친척·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워서’라고 답했다. 삼성카드 조사에서 추석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답변은 7%였는데, 응답자가 가장 많이 꼽은 ‘좋은 이유’는 ‘모임·관계에 의한 스트레스가 줄어서’(26%)였다.
블록체인 기반 여론조사 플랫폼 ‘더 폴’에서 8월23~29일 3만555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중앙일보> 2021년 9월11일치)를 보면, ‘명절에 차례를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묻는 말에 ‘우리의 전통이기 때문에 예법에 맞춰 지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11%(3919명)였다. 44%(1만5649명)가 ‘차례를 지내되 시대가 변했으므로 간소화된 차례를 지내야 한다’고 답했다. 33.7%(1만1970명)는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추석을 맞는 모든 이들은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 것이다. ‘내년에는, 다음 명절에는 지금이랑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달님, 코로나19 걱정 싹 사라지게 해주세요.’
이승준 <한겨레> 사회부 이슈팀장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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