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5월12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 임시승차대에서 택시 승차지원단이 시민들의 탑승을 돕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5월18일 서울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하루 대중교통 이용객이 1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5.5%까지 이용객 수가 회복됐다. 4월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뒤 일상 회복이 진행되는 것이다.
일상은 회복되지만 거리두기 해제 뒤 늦은 밤 ‘귀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오랜만에 동료나 친구들과 술잔을 맞부딪치다 집에 가려는 이나 야근한 직장인이 택시를 잡지 못해 애태운다. 4월 서울 밤을 달구던 ‘택시 대란’은 5월 들어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대도시와 수도권 번화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택시가 안 잡혀도 집에는 가야 하니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귀가 작전’을 수행한다. 일반 택시요금의 4~5배가 나오는 프리미엄 택시를 울며 겨자 먹기로 잡고 귀가한 다음날 후회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서울에선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1시간 택시를 기다리느니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겠다는 ‘귀가 본능’이다.
<세계일보>는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의 따릉이 대여 자료를 분석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2주(4월18~30일) 동안 해제 전 일주일(4월11~17일)과 비교해 새벽시간대(자정~새벽 5시) 따릉이 대여가 하루 평균 9.1% 늘었다고 보도했다. 늦은 밤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는 사람도 거리에서 쉽게 볼수 있다.(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음주운전도 도로교통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다.)
이런 풍경은 택시 기사가 코로나19 유행 2년 동안 다른 업종으로 이탈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졌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 전국 택시 기사 수는 26만7189명이었는데, 2022년 3월 23만9003명으로 3만 명 정도 줄었다.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 수도 2022년 3월 기준 7만4331명으로, 2019년 12월(10만2320명)보다 2만7989명 줄었다. 택시업계는 거리두기로 벌이가 시원치 않자 배달·택배 등으로 기사들이 빠져나가 일손을 구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최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택시 운행으로 버는 소득이 줄고, 고령 운전자가 코로나19 이후 심야 운행을 꺼리는 것도 택시 대란을 부채질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부제’(차량 정비와 기사의 휴식을 위해 휴무를 강제하는 제도)를 해제하거나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5월 버스 주요 노선 막차 시간을 연장했고, 2020년 4월부터 중단됐던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새벽 1시)을 6월에 재개할 계획이다.
택시 대란 뒤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택시뿐만 아니라 일상 회복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 서비스업에서도 일손을 구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온다. 코로나19 거리두기 기간에 수요가 폭증했던 배달과 택배 등 비대면 업종으로 인력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택시 대란은 코로나19가 바꾼 사회를 이전으로 돌리려는 관성과, ‘뉴노멀’을 자리잡게 하려는 원심력의 첫 충돌일지도 모르겠다.
이승준 <한겨레> 사회부 이슈팀장 gamja@hani.co.kr
*뉴노멀: 이주의 주요 뉴스 맥락을 주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코너로 <한겨레> 김규남, 이승준, 장수경 기자가 돌아가면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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