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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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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담저널리즘

등록 2015-03-05 16:51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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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합편성채널(종편) 시사프로그램이 역술인을 출연시켜 ‘시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근거가 극히 부족한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올해 초 TV조선 에 패널로 출연한 한 역술인은 2015년 시사 전망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의 부모 역할을 할 것”이라며 “궁합에서도 천상궁합”이라고 말했다.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올바른 판단에 보탬이 되는 평론이라기보다는 시장통 만담에 가까운 수준의 발언이다.
언젠가부터 ‘시사평론가’란 타이틀을 내건 사람들이 TV 화면을 하나둘 장악하고 있다. 특히 엄연한 팩트를 왜곡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발언으로 자주 물의를 빚는 종편일수록 이 추세가 두드러진다. 시사평론가를 일러 ‘종편이 낳은 괴물’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은 지난 연말께 국내 시사평론가 집단을 종합적으로 파헤치는 기획을 한번 해봐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설 연휴 기간의 후속 작업을 거쳐 이번 제1051호에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공동으로 진행한 그 첫 결과물을 소개한다. 지난 1월 한 달간 종편 4곳의 시사프로 16개에 출연한 시사평론가 190명을 전수조사했다. 단순한 출연자에 대한 인상비평에 그치지 않도록 이들의 전체 발언 내용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출연자들의 경력사항 등을 하나하나 챙겼다. 시사를 평론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어떤 출신 배경을 지녔는지,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식견은 충분한지,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이념적 편향성은 없는지 등이 이번 기획을 진행하는 내내 매달린 단 하나의 화두였다. 구체적 내용은 표지이야기(20~32쪽)에 담겨 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실의 사회문제를 마치 무중력 공간의 엔터테인먼트인 양 희화화해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만담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장르마저 만들어버리는 현대사회의 다이내믹은 언제까지 작동할까? 문제가 됐던 역술인의 발언을 두고 감독을 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국민들에게 즐거운 소리를 했다”는 위원의 평가가 나오는 이 부조리를 치유할 기회는 우리에게 찾아올까?

제1050호 기사 ‘고통을 털어놓고 불안을 마주한, 하늘과 땅의 해고계’(44~47쪽)에서 최근 2호를 발행한 오프라인 매체 을 페이스북 매체 로 잘못 표기했습니다. 과 관계자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ah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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