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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치는통계] 1000㎍/㎥

등록 2006-04-27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황사가 어느 정도 심한지를 나타나내는 단위 ㎍/㎥은 사방 1m의 네모난 방 안에 미세먼지가 ‘100만분의 1g’만큼 있다는 뜻이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500㎍/㎥ 이상이면 ‘황사주의보’가, 1천㎍/㎥ 이상이면 ‘황사경보’가 내려진다. 황사주의보 땐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의 실외활동 금지 권고가 내려진다. 황사경보는 이보다 더 강해 일반인(중고생 포함)의 실외활동에도 금지 권고가 따라붙는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3월10일과 13일 각각 황사주의보가, 4월8일에 황사주의보 뒤 황사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올 들어 최악의 황사였던 지난 4월7~9일 중 최고 미세먼지 농도는 2370㎍/㎥(8일, 백령도)이었던 것으로 기상청은 기록하고 있다. 당시 서울은 물론 경북, 강원, 충청, 경기 지역 곳곳에 황사경보가 발령됐다.
국내에서 역대 최악의 황사는 2002년 3월21일에 나타났으며, 당시 최고 미세먼지 농도는 2778㎍/㎥에 이르렀다. 황사 발생 시간은 104시간으로 대단히 길었고, 휴교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그해 4월부터 ‘황사특보’를 실시한 게 이 때문이다.
기상청은 미국의 극궤도위성(NOAA)과 일본의 정지위성(MTSAT)에서 전송받은 사진으로 황사를 예보하는데, 비구름 정보를 판독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다. 구름이나 안개가 끼어 있을 경우 사진에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황사 발생 일수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닷새 정도였다가 1990년대 말부터 크게 늘어 최근 들어선 열흘 정도에 이른다. 겨울철 중국과 몽골에 눈이 적게 내려 토양이 건조한 상태에서 강한 편서풍이 불 때 나타나는 황사는 5월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아직 고통은 끝나지 않은 셈이다. 황사 발원지인 몽골 지역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만㎍/㎥을 넘어 목숨을 위협할 정도라고 한다. 그 고통을 생각하면 황사를 떠안기는 이웃이라고 눈 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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