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 상영일수)를 공격하기에 딱 좋은 빌미는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이다. 빌미 삼을 건더기는 점점 더 풍성해지고 있다. CJ CGV가 3월1일 내놓은 ‘2월 영화산업 보고서’를 보면, 2월 전국 영화 관객은 1373만9853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 영화를 본 관객의 비중은 74.1%였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통계연감을 보면, 영화법 개정으로 외화 수입이 자유로워진 1984년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38.5%였다. 1985년엔 34.2%, 1990년 20.2%, 1993년에는 최저 수준인 15.9%로 떨어졌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두드러지게 높아진 해는 2001년이었다. 전년(35.1%)까지 20~30%대에 머물던 한국 영화 점유율은 2001년 50.1%로 높아졌고, 그 뒤 2002년 한 해를 빼곤 줄곧 50%를 넘었다. 한국 영화가 두드러지게 약진한 2001년은 전국에서 818만 명의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한 <친구>가 나온 해였다. <엽기적인 그녀>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도 그해 나온 흥행작이다.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면서 제시한 스크린쿼터 감축 방침에 따르면 현행 146일은 절반인 73일로 줄어들게 된다. 1966년 스크린쿼터제를 도입한 이후 1970년대 초반(30일)을 빼고는 가장 짧은 수준이다. 영화계는 이런 점을 들어 정부 방침대로 스크린쿼터를 줄이면 한국 영화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 당국은 시장점유율 추세를 들어 보이며 반박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당시 미국으로부터 106일의 스크린쿼터를 인정받은 멕시코의 경우 국산 영화 시장점유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쿼터 축소 → 투자 감소 → 제작 편수 감소 → 상영일수 미달 → 쿼터 추가 축소의 악순환은 멕시코에만 한정되는 사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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