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양념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으니, 이름 하여 ‘전문가 인터뷰’가 그것이다. 취재 내용과 관련해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한마디씩 코멘트를 하는 장면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 규칙들을 발견하게 된다.
언론이 자초한 ‘황우석 구하기’
우선 그 배경이 하나같이 책이 많이 꽂혀 있는 ‘책장 앞’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 냄새가 팍팍 풍기도록 하려는 것이 속셈일 텐데, 진짜 코미디는 꽂혀 있는 책들이 별로 전문적이지 않을 경우다. 나처럼 ‘전문가 인터뷰’를 볼 때마다 전문가의 코멘트보다 꽂혀 있는 책들을 유심히 보는 사람에겐 쏠쏠한 재미를 준다. 신문기사 버전으로는 ‘컴퓨터 화면을 손으로 가리키며 카메라를 보고 어색하게 웃고 있는 과학자의 사진’이 여기에 해당한다.
입고 있는 의상도 하나같다. 의사는 환자를 보는 것도 아닌데 흰 가운을 입고 있고, 과학자는 평소 실험할 때는 잘 입지도 않던 실험 가운을 걸치고 실험장비 앞에 서서 인터뷰를 한다.
취재 기자가 선호하는 인터뷰 대상자는 길게 얘기하지 않고 핵심을 짧게 표현하는 사람이다(아무래도 편집하기 좋겠지!). 개중 늘어지게 얘기하거나 느리게 말하는 사람도 간혹 등장하는데, 이 경우 영락없이 마무리도 제대로 못하고 코멘트 중간에 화면이 바뀐다.
또 다른 특징은 전문가들이 대개 카메라를 보고 말을 하지 않고 그 옆에 앉아 있는 PD를 보며 한다는 점이다.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얘기하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 기자들의 중론인데, 졸지에 시청자들은 전문가들의 얘기를 ‘엿듣는’ 형국이 돼버린다.
‘전문가 인터뷰’의 가장 큰 문제는 막상 내용이 별로 전문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인터뷰를 15분이나 찍어도 방송에는 가장 평범한 코멘트가 화면으로 나간다. 그것은 기자가 전문가의 전문적인 식견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해도 될 말을 전문가의 입을 빌려 기사에 권위를 싣고자 인터뷰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인터뷰는 결국 이미 짜여 있는 취재 내용에 ‘구색 갖추기’라고나 할까?
요즘 황우석 교수의 연구용 난자 출처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이 과정을 취재 보도한 문화방송
받아쓰려면 다 받아써주길
그러나 황우석 교수의 연구용 난자 출처 문제는 공동 연구자였던 섀튼 교수나
실제로 황우석 교수가 연구용 난자를 얻는 과정에서 심각한 윤리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빨리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진실을 밝혀냈다면, 이처럼 문제가 확대되진 않았을 것이다(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이 문제는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연구 절차상의 문제’라고 보는 편이 옳다).
나는 모름지기 기자란 취재 과정에서 ‘기대했던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때 그 한마디에 귀기울이면서’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기자들은 어떤가? 나름의 상식과 식견 없이 ‘받아쓰기만 하는 언론’이라고 욕먹는 우리 언론이여, 받아쓰려면 다양한 의견을 ‘다 받아써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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