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엄지가락의 준말. 손가락 혹은 손의 프런티어. 제일 바깥쪽에 외따로 떨어져 있다. 엄지 하나와 네 손가락은 대치한다. 대치하는 손 모양새로 물건을 잡을 수 있다. 인간이 직립보행한 이후 손이 자유롭게 되었고 엄지가 네 손가락으로부터 떨어지면서 도구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엄지를 들어 보이는 것은 ‘좋다’(good)다. 엄지 둘을 치켜올린다는 ‘Two Thumbs Up’은 ‘최고’(best)다. 전자 시대의 초창기, 키보드 입력 시기 엄지는 박대받았다. 엄지에 할당된 키는 ‘스페이스 키’, 빈칸이었다. 엄지의 영어 ‘thumb’에서 엄지와 닮은 ‘b’가 묵음인 것은 키보드 시대를 예견한 걸까. ‘b’는 휴대전화 입력기가 오면서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를 받쳐야 하므로 활약 가능한 손가락이 엄지밖에 남지 않게 되고 엄지는 휴대전화의 모든 문자판을 담당하게 되었다. 엄지의 둔한 모양새는 훈련을 통해 ‘400타수’에 도전하기도 한다. 이런 귀신 같은 능력을 지니고 문자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신세대를 ‘엄지족’이라고 한다. 까치가 엄지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했듯 엄지의 힘은 거대하다. 엄지는 대통령 탄핵 사건이나 내신등급제 반대 집회의 자리에 수십, 수백만명을 불렀다. 전자 시대 이전에는 보통 ‘이리 와’ 제스처는 엄지를 움직이지 않고 네 손가락을 부채 부치듯 하는 것이었다. 엄지 사용 여부로 성별을 감식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모 이동통신 회사에서 내보내고 있는 시리즈 광고 ‘현대생활백과’의 72번째는 ‘성별감식법’이다. “폴더를 열 때 남자는 엄지손가락을 여자는 네 번째 손가락을 사용할 확률 90%. 10%의 예외에 주목할 것.” 하지만 관찰 결과 주위에는 10%의 예외만 있었다. 여자들의 엄지를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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