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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완전 탈원전, 독일이 해냈다 [뉴스 큐레이터]

등록 2023-04-21 20:31 수정 2023-04-23 16:28
2023년 4월15일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원자력발전소 네카어베스트하임 2호기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한겨레 노지원 특파원

2023년 4월15일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원자력발전소 네카어베스트하임 2호기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한겨레 노지원 특파원

2023년 4월15일 독일이 마지막 남은 3개의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12년 걸린, 세계 최초의 ‘탈원전’이다.

1969년 첫 상업가동 이래 독일엔 36개 원전이 있었다. 총 전력 생산의 31.6%를 차지했다. 독일의 탈원전 기조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에너지 위기’로 한때 흔들렸다. 탈원전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녹색당을 비롯한 집권 ‘신호등’ 연정은 계획을 일부 변경했을 뿐(애초 2022년 말 폐쇄) 탈원전을 마무리 지었다.

<조선일보> 등 일부 국내 보수 언론은 “에너지 위기로 독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 “세계적 ‘원전 추진’ 움직임에 독일만 거꾸로”라고 보도했지만, 독일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4월15일 방한한 제니퍼 모건 독일 국제기후행동특사는 <한겨레>에 “독일 정부는 모든 것을 검토해 탈원전을 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전환 등의 분야에서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990년 3.79%에 불과했고 그나마 수력발전이었지만, 2009년 ‘에너지 구상 2010’, 2014년 재생에너지법 제정 등으로 꾸준히 확대돼 2022년 43%에 이르렀다.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7.5%다. 태양광·풍력만 따지면 4.7%뿐이다. ‘RE100’에 따라 100% 재생에너지 전기를 써야 하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국내 생산공장을 늘리는 문제를 두고 고심한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당장 급한데도 정부와 보수 언론은 원전 산업계 걱정만 한다. 2022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원전 비중은 9.2%로 매년 주는 반면 태양광·풍력은 12.1%였다. 대체 무엇을 보고 세계가 원전으로 회귀한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뉴스 큐레이터: <한겨레21>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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