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령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부산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 남구와 연제구, 수영구, 부산진구 등 4개 기초단체에 걸쳐 있는 황령산(해발 427.6m)은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 덕분에 ‘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립니다. 산꼭대기에 오르면 부산의 도심 전경이 모두 보여 경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런 이유로 조선시대 세종 7년(1425년)에는 왜구의 침입을 알리기 위한 봉수대가 설치됐지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횡령산은 부산의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황령산 개발 시도는 종종 있었습니다. 부산시는 1984년 황령산 유원지 개발 계획을 세웠고, 1997년 한 민간사업자가 온천센터 등 개발을 추진했다가 환경훼손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접었습니다. 2004년엔 부산시가 황령산 전망 타워를 세우려다가 무산됐고, 2007년에도 또 다른 민간사업자가 황령산 남구 대연동 쪽 터에 스키돔 등 스노우캐슬을 지어 운영하다 1년 뒤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2012년에는 부산시가 케이블카 건설 등 관광개발계획을 발표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다시 황령산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민간사업자 대원플러스그룹이 2018년부터 황령산 사업 터 매입 등을 차곡차곡 준비한 뒤 개발사업을 제안했고 부산시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부산시는 2021년 8월 대원플러스그룹과 황령산 꼭대기에 25층 높이(70m)의 전망대를 세우는 유원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2천억원을 들여 전망대를 짓는 등 유원지로 개발하고 부산진구 전포동과 전망대를 잇는 539m 길이의 로프웨이를 설치한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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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지역 시민단체 54곳은 “황령산을 비롯한 전체 도시공원의 97% 사수를 천명했던 부산시가 (2021년) 4·7 보궐선거에서 시장이 바뀌었다고 전면 개발에 나섰다. 특정 업체의 이익 추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며, 기후위기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이라고 입을 모아 비판했습니다.
그럼에도 황령산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도시관리계획(황령산 유원지 조성계획) 결정 변경안 열람공고가 났습니다. 두 달 뒤인 11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을 받았지만, 12월 ‘해마다 영업이익의 최소 3% 이상 공공 기여’라는 조건으로 변경 결정안이 통과됐습니다. 대원플러스그룹은 2024년 말 착공을 목표로 준비한다네요.
‘부산의 허파이자 쉼터’와 ‘부산의 유원지이자 랜드마크’ 중 여러분은 어떤 황령산이 마음에 드시나요.
부산=김영동 <한겨레>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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