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미래형 과학실 자료사진. 경기도교육청 제공
20년 만에 지정을 추진하는 ‘경기형 과학고등학교’ 설립에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뜨거웠습니다. 특권교육과 사교육비 폭증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교육계 안팎의 목소리에도 기초 지자체 12곳이 공모에 신청했습니다. 이 가운데 4곳이 논란 끝에 1차 예비 지정 및 2차 개별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교육부 장관의 동의 절차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4년 12월11일 부천·성남·시흥·이천 4곳을 경기형 과학고 1차 예비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부천과 성남은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 시흥과 이천은 신규 지정입니다. 로봇산업연구단지가 있는 부천은 로봇 분야, 정보기술(IT) 관련 기관과 기업이 밀집한 성남은 IT 분야, 시흥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연계한 바이오 분야, 이천은 반도체와 스마트팜 관련 분야 특화 교육과정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반고에서 전환되는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가 목표입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
과학고 몇 곳을 지정할지조차 미리 정한 바 없이 공모를 진행했음에도 고양·광명·구리·김포·시흥·이천·용인·평택·화성·부천·성남·안산 등 12곳이 신청서를 낼 만큼 유치 경쟁이 뜨거웠습니다. 현재 도내에는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합니다. 대학교수, 학교장, 학교 설립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1차 예비 지정 심사위원회는 학령인구, 특화 교육과정, 과학고 현황 등을 고려해 추가로 4개 과학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도교육청도 이를 반영했다고 합니다.
경쟁교육을 지양하며 특목고 설립에 부정적이던 진보교육감 시대에서 보수교육감 시대로 전환되면서 고교 서열화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과학고 설립도 그 연장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경기도 내 74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특권교육저지경기공동대책위원회’는 “일부 학생을 위한 특권교육이자 모든 학생을 향한 역차별”이라며 과학고 설립에 반대했습니다. 부모의 재력이 차별을 만들고, 사교육을 부추겨 불평등 교육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1차 예비 지정 심사 과정에서 공모 지침에도 없던 ‘심층면접’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공정성 시비를 자초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심사위가 “제출된 서면 자료만으로는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며 추가 비대면 면접을 통해 세부 사항을 파악하겠다고 밝히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선정돼야 하는 ‘을’의 입장에 있는 지자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심층면접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비 지정 결과가 나옴에 따라 지자체의 희비도 갈렸습니다.
1차 예비 지정을 통과한 4곳은 1월15일 경기도교육청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정·운영위원회 개별 심사도 통과했습니다. 이제 교육부 장관의 동의 절차만 남겨뒀습니니다. 4곳 모두 예정대로 설립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임태희 교육감은 과학고 추가 설립 가능성도 열어둬 교육시민사회단체와의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경기)=이정하 한겨레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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