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밝은 뉴스부터 보면, 충남 부여군의 특별한 외국인 농업 노동자 정책, 경기 북부의 외국인 안보 관광객 급증,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의 조개 줍기, 거의 1세기 만에 다시 연결된 서울 창경궁과 종묘 기사가 눈에 띄네요.
물론 이번 한가위에도 묵직한 이슈가 있습니다. 제주의 외국인 여행객 입국 제한, 낙동강 8개 보로 수질이 나빠진 경남의 농업, 대구·경북의 수돗물 고민, 국립대에 처음 설치된 대전 충남대의 ‘평화의 소녀상’ 등입니다.
또 경전선 전남 순천역은 그 위치를 두고, 광주에선 대규모 쇼핑몰을 어떻게 할지, 전북 남원에선 산악열차를 놓을지 고민인가봅니다. 충북 청주에선 도청의 공무원 주차장 축소, 강원도에선 세 번째 ‘특별자치도’의 실효성, 경기도는 혁신학교 축소 방침이 논란입니다.
어떻습니까? 올해 한가위에도 엄청난 뉴스가 각 지역에서 쏟아졌지요? 우동뉴스와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_편집자주
안녕하세요. <한겨레> 전국부에서 부산을 맡고 있는 김영동 기자입니다. 부산의 여러 해수욕장 가운데 특이한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바로 수영구에 있는 광안리해수욕장입니다. 바다와 함께 광안대교가 펼쳐진 모래사장 풍경이 멋진 곳인데요, 발 아래를 살피면 조개가 많이 보입니다.
주민들과 수영구 쪽의 말을 들어보면, 2~3년 전부터 광안리해수욕장에 조개가 많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조개 크기도 어른 검지 길이 정도로 제법 큽니다. 조개가 나타난 뒤로 이곳에 장화를 신고 허리에 그물망을 묶은 채 호미를 손에 든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모래사장과 해수욕장 앞바다를 돌아다니며 조개를 캐는 주민들입니다. 이들은 허벅지까지 오는 물속에서 바닥을 살피며 조개를 채취합니다. 주민들은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조개를 캐러 온다”고 말합니다.
이 조개는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수영구는 2022년 6월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에 수산물 안전성 검사(방사능·중금속), 국립수산과학원에 패류독소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안전성에서는 기준치 이하, 패류독소에서는 불검출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해감은 잘 빼야 합니다. 주민들은 조개로 국도 끓여 먹고 비빔장에 무쳐서 반찬으로 잘 먹는다고 합니다.
이들 조개는 대부분 대합과 비슷한 모양에 명주조개로도 불리는 개량조개입니다. 부산에서는 낙동강 하구 명지에서 많이 보여 명지조개, 또는 껍데기를 깐 조갯살 생김새가 갈매기를 닮았다고 해서 갈미조개라고 부릅니다. 주로 물이 맑고 모래가 고운 바닥에 얕게 파고들어가 서식합니다. 쫀득쫀득 씹히는 산뜻한 단맛이 일품이라고 평가받습니다. 간혹 백합조개도 나타납니다. 백합조개는 조선시대 임금 수라상에도 자주 올랐던 고급 식용 조개입니다.
주민들이 조개 캐는 모습을 보던 관광객들도 조개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바다 구경도 하고, 물놀이하며 조개도 주울 수 있어 즐겁다고 입을 모읍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조개를 주우러 오는 시민도 많습니다. 모랫바닥에 난 작은 구멍에 소금을 뿌리고 물을 부으면 조개가 쑥 튀어나오는데, 생생한 현장 체험학습의 장이라고 즐거워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조개잡이를 했다는 게시글도 많이 올라옵니다. 제대로 입소문이 난 것이지요.
조개는 해수욕장 중심부에서도 보이지만, 해수욕장 양쪽 끝인 광안해변공원과 남천해변공원 앞쪽 바닷가에 주로 나타납니다. 이곳에는 조수간만의 차로 모래와 진흙이 뒤섞여 조개가 서식하는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합니다.
조개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수영구는 조개잡이 체험행사 덕분이라고 추정합니다. 수영구는 2008~2019년 해마다 7월 조개잡이 체험행사를 진행하면서 광안리해수욕장에 1~2t 규모의 개량조개 등을 뿌렸습니다. 부산시 수산자원연구소는 “지속적으로 광안리해수욕장의 환경 정밀 조사나 용역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서 확정할 수는 없지만, 조개 개체수가 늘어났다는 건 모래나 펄 등 조개가 서식할 환경이 어느 정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수영구는 조개가 더 많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광안리 해변 근처에 오염수 저감장치를 설치했고, 빗물과 오수를 분리하는 하수관로 신설, 확충공사를 추진하는 등 수질 개선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가위 연휴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조개를 한번 캐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산=글·사진 김영동 <한겨레>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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