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우먼의 기쁨과 슬픔’은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문방구에서 방판(방문판매)까지,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 게 두려웠던 새댁이 사람들 앞에서 요리를 시연하고 명함을 돌리며 소개를 통해 냄비를 파는 세일즈우먼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칼럼입니다.
세일즈우먼은 주위에서 세일즈우먼을 많이 만납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보험회사에서 강습할 때 민 여사님을 만났습니다. 민 여사님은 70살인데 보험왕도 하는 능력이 많은 노인네로 소문나 있었습니다. 민 여사님은 자기는 나이가 많아서 주방기구 살 일은 없고 자신이 보험료를 많이 받아오는 특수 마을을 소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민 여사님은 내일 자기네 회사 앞에 있는 주택은행으로 오전 10시까지 오라고 했습니다. 민 여사님은 은행에서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 한 잔 뽑아주면서 이것 마시고 얼른 가자고 했습니다. …
민 여사님은 바쁜데도 여러 번 요리강습에 참석해줬습니다. 민 여사님이 많이 고마웠습니다. 뭔가 보답하고 싶은데 사은품도 절대 받지 않았습니다. 점심이라도 한 끼 같이 하자고 해도 절대 사양하셨습니다. 민 여사님은 “그까짓것 얼마나 번다고 점심 사고 찻집에 가서 차 마시고 다니면 돈 못 번다” 하셨습니다. 시내에서 만날 때는 꼭 은행에서 만나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얼른 일어나 일하러 가셨습니다. 안 지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닌데 무슨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나에게 잘해주셨습니다. 수지까지 버스를 같이 타고 다니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414호 ‘접대가 은행 자판기 커피인 민 여사’)
민 여사님은 바쁜데도 여러 번 요리강습에 참석해줬습니다. 민 여사님이 많이 고마웠습니다. 뭔가 보답하고 싶은데 사은품도 절대 받지 않았습니다. 점심이라도 한 끼 같이 하자고 해도 절대 사양하셨습니다. 민 여사님은 “그까짓것 얼마나 번다고 점심 사고 찻집에 가서 차 마시고 다니면 돈 못 번다” 하셨습니다. 시내에서 만날 때는 꼭 은행에서 만나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얼른 일어나 일하러 가셨습니다. 안 지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닌데 무슨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나에게 잘해주셨습니다. 수지까지 버스를 같이 타고 다니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414호 ‘접대가 은행 자판기 커피인 민 여사’)
나중에 민여사님을 사연을 들었습니다. 몸져 누운 남편을 대신하여 아들 둘, 딸 하나를 보험으로 키워낸 것이었습니다. 빨간 포니투를 몰고 다니는 방 여사도 있습니다.
방 여사는 강사들이 요리 재료 준비를 하느라고 콩나물 대가리를 버린 것을 주우면서 아무나 보고 이것 좀 빨리 주우라고 했습니다. 그걸 뭐 하려 줍냐고, 그냥 버리라고 하니 밥하면 맛있다고 합니다. “콩나물 대가리 넣고 밥하면 먹기만 해봐라. 입을 싹싹 비벼놓는다” 하며 열심히 콩나물 대가리를 주워 밥하고, 집에서 싸온 반찬을 펴놓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밥 먹으라고 했습니다. 사람이 배가 불러야 일이 잘된다고 했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 전화기를 잡고 앉아서 아주 시끄럽게 전화합니다. ‘추라이’ 하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회사 사람들은 그래도 나름 다 경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방 여사라는 나이 많은 ‘추라이맨’을 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1412호 ‘듣도보도 못한 나이 많은 추라이맨’)
회사 사람들은 그래도 나름 다 경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방 여사라는 나이 많은 ‘추라이맨’을 당할 수 없다고 합니다. (1412호 ‘듣도보도 못한 나이 많은 추라이맨’)
세일즈우먼이 평창의 문구점을 하던 때 문구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기훈는 고모집에서 큽니다. 공부도 잘하지만 일도 싹싹하게 잘합니다. 듣고 보니 그 고모 또한 통 크기가 평창만 합니다.
기훈이가 왜 그렇게 장사를 잘하는가 했더니 함께 사는 고모네가 장사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도와서 몸에 익었답니다. 고모네 가게에는 외상장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형과 기훈 학생이 장부를 가지고 놀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답니다. 고모와 고모부가 외상값을 받으러 가려고 장부를 찾았습니다. 형과 기훈이가 버렸다고 하니 고모 내외는 쓰레기장에 달려가 샅샅이 뒤졌습니다. 버린 지 며칠 되어 찾지 못했습니다. 고모와 고모부는 앓아누워 몇 날을 못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많이 혼났겠다” 하니 그래도 고모 내외는 조카 형제를 야단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럿이 듣고 있다가 한마디씩 했습니다. “느네 고모는 성자 아니냐.” “그렇게 통 큰 사람들이라 기훈 학생을 이렇게 훌륭하게 키웠구나.”(1391호 ‘전 재산을 노름돈으로 내준 동생’)
☞ 세일즈우먼의 기쁨과 슬픔 연재 보기
https://h21.hani.co.kr/arti/COLUMN/2481
여러분에게도 간직해온 세일즈우먼의 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산업역군으로 칭송받은 적 없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정규직은 아니었지만, 여러 팔 것을 바꿔가며 하루의 휴일도 없이 집안을 건사해간 세일즈우먼의 이야기를 찾습니다. 어머니의 절대적 노동의 시간을 곁에서 지켜본 딸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바랍니다. 간략한 내용과 함께 전화번호를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한겨레21>은 세일즈우먼의 이야기를 모아서, 20세기 여성 노동을 재구성할 예정입니다. anyone@hani.co.kr으로 사연 보내주세요. 2022년 8월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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