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비난이 일었습니다. “주간지 <한겨레21> 표지입니다. (<21>이) 제정신인가 싶습니다.” 제1354호 표지이야기가 인터넷으로 보도된 3월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인 반응입니다. “실화인가요?” “한겨레라고 하면 안 되고 한쪽겨레라고 이름 바꿔야겠네” “정말 제정신이 아니거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적극 지지자)들의 겁박이 두려워서이거나” 등의 동조 비난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표지 사진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선거 포스터가 겉장에 있고, 그다음 장을 넘기면 2022년 대선 투표용지를 암시하는 종이가 있는 디자인입니다. 우측 하단에 ‘변치 않는 마음, 변한 마음’이라는 표제가 적혀 있습니다. 앞의 비난은 문 대통령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이 사진을 보고 나온 반응이라 짐작됩니다.
이내 반론도 이어졌습니다. “기사를 읽어봐야지 않을까요? 용비어천가는 아닐 것 같네요” “문재인 지지자의 변심 여부를 파악하는 특집 여론조사를 한 건데, 이게 욕먹을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박근혜를 뽑은 52%가 모두 ‘박사모’가 아니듯이 문재인을 뽑은 41%도 모두 ‘극렬 문빠’가 아니고, 재보선과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그들이 얼마나 이탈했는지 따져보는 건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등으로 말이죠.
이어 인터넷 기사의 1천 개 넘는 댓글에서도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문 대통령) 지지자분들, 저도 지지했었는데 솔직히 (문재인 정부가) 뭘 잘했지요? 3개만 얘기해보세요” “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찍었다. 4년간 인사, 주택, 청년, 노동 문제는 실망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못한다고, 국민의힘을 찍을 순 없다. 더불어민주당을 고쳐 쓰는 게 낫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기사에서 제시한 집권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이탈’이나 ‘지지 유보’ ‘계속 지지’ 입장이 댓글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또 가깝게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3주 남짓 앞둔 시점에서 출범 5년차를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와 다음 선거에서의 선택과 관련한 공론장이 나름 활발히 열린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를 실시(2021년 2월22~26일)한 지 4일 만인 3월2일부터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잇따라 나온 청와대와 민주당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 행태로 여론 지형은 크게 흔들리게 됐습니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하고, 민주당 지지율도 떨어져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최근 들어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무능’보다 ‘내로남불’이나 ‘오만’ 등 집권여당의 ‘태도’ 문제를 지적하는 비판이 부쩍 눈에 띕니다. 집권여당에 부정적인 민심이 4·7 보궐선거를 넘어 대선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습니다. 향후 정국과 관련해 ‘민주당의 태도’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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