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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윤석열은 각각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상징하는 문재인 정부의 스타였습니다. 조 전 법무부 장관은 학자 때부터 권력기관 개혁 운동에 몸담아온 행동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윤 총장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강골 검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검찰권 남용 방지를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본 문재인 대통령은 두 사람이 합심해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기대는 허망한 꿈으로 끝났습니다. 검찰개혁과 적폐청산 아이콘의 조합은 ‘환장’의 조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옵니다.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이 ‘환상의 복식조’가 되기에는 자질이 함량 미달이라는 자질론에서부터, 애당초 ‘환상의 조합’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인사실패론까지 다양합니다. 이제 와서 어떤 말이 맞는지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조국 사태’로 갈라진 민심을 보듬고 갈등을 치유하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조국의 67일’은 언론에 큰 숙제를 남겼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등장한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검찰발 받아쓰기’와 결별하라는 독자들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기자의 지난 두 달을 돌아봤습니다. 부끄럽게도 타성에 젖은 기사가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는 검찰 내 특정 집단의 위험성을 감지하고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뼈아팠습니다.
윤석열 사단에 대한 경보음은 지난해 가을 ‘사법농단’ 수사 때 크게 울렸습니다.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던 판사 100여 명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끄는 수사팀이 피의사실 공표와 압수수색·출국금지·소환조사를 남발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소환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판사는 ‘협조하지 않으면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한 판사는 출국금지가 된 사실을 미처 모르고 가족여행을 위해 공항에 갔다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출국을 거부당해야 했습니다. 그는 당시 참고인 신분이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 그가 겪은 모멸감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에게 그 사정을 전했더니, “관행대로 했을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인권침해를 밥 먹듯 했던 때의 관행인데도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검사들은 ‘양승태 사법부’의 적폐를 수사한다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흘러넘쳐 보였습니다.
윤석열 사단은 승승장구했습니다. 윤 총장 바람대로 검찰 요직을 꿰찼습니다. 검찰 내 특정 집단의 세력화는 검찰의 폭주를 불러올 우려가 컸습니다. 적폐수사의 달콤함에 취했던 청와대는 이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윤석열 사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조 전 장관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있었다는 사실은 ‘웃픈’ 현실입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윤석열 사단의 폭주를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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