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일본이 패전 70년 만에 나라 밖 출병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미국과 일본이 4월27일(뉴욕 현지시각)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최종 합의했다. 자위대가 미군을 전세계에서 후방 지원할 수 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에 맡긴 한국은 주권 침해가 우려된다. 지침엔 ‘제3국의 주권 존중’이 있지만 ‘사전 동의를 받는다’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02 이완구 국무총리가 4월27일 퇴임했다. 후보자 때부터 언론 개입 발언 등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았는데, ‘성완종 리스트’로 취임 70일째 결국 자리를 내놨다. 7분 만에 이임식을 끝낸 이 총리는 총리실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눈시울을 붉혔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검찰 수사부터 거짓 없이 응하면 되겠다.
03 “사면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와병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재보선 하루 전인 4월28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겨냥한 ‘물타기’로 읽혔다. 사과는 없었다. “우리 정치문화 풍토”가 문제라고 했다. 이 풍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8년 통치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17년 정치를 했다.
04 광주고법이 4월28일, 1심과 달리 이준석 세월호 선장의 살인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선장이 퇴선방송을 하지 않고 먼저 배를 탈출한 걸로 미뤄, ‘승객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도 용인했다는 것. 선원 14명은 선장 감독을 받는 위치라는 이유로 징역 5~30년에서 1년6개월~12년으로 크게 감형됐다. 재판장도 유가족도 눈물 흘린 법정.
05 “2012년 MBC 파업은 정당하다.” 서울고법이 4월29일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 4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정직 무효 확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공정성은 언론인에게 중요한 근무 조건’이라고 법원이 또 인정. 사 쪽은 “불법파업이었다는 입장에 변함없다. 상고할 것”이라고.
06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이 4월30일 차관회의에서 통과돼, 5월4일 열릴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간다. 정부는 유가족의 수정 요구 10건 중 7건을 반영했다고 생색냈으나, 핵심은 고치지 않아서 ‘눈속임’이란 비판을 받았다. 특조위의 독립성 훼손이 여전히 논란이다.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4월27일 광화문광장 농성에 들어갔다. 법으로 세운 위원장까지 거리로 내몰렸다.
07 등록금을 제대로 쓰지 않은 대학은 학생에게 돈을 일부 돌려줘야 한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대 학생 50명은 2013년 학교가 적립금·이월금 4천억원을 쌓아놓고도 교육에 투자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등록금 환불 소송을 냈다. 법원은 “대학은 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위로할 책임이 있다”며 1인당 30만~90만원씩을 주라고 했다. 등록금 올려 돈은 쟁이면서 교육에는 소홀한 대학들에 경종 울릴까.
08 대기업의 사내하청 산업재해가 크게 은폐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중화학·자동차 등 6개 업종 16개 대기업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의 2011~2013년치 건강보험 사용 내역을 분석해보니, 이들의 추정 재해율은 7.168%로 공식 재해율(0.309%)보다 23배 높았다. 정부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09 1919년 3·1 운동 뒤 일본 경찰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고문을 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27쪽짜리 문서가 최근 미국에서 발견됐다. 당시 한반도에 머물던 외국인 선교사들이 한국의 독립운동과 일본의 대응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했다.
10 서울이 영화 촬영지에 포함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이 국내 개봉 외국 영화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개봉 나흘 만에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7일째 400만 명, 9일째인 5월1일 500만 명을 넘겼다. 2200여 개 스크린 중 1843개를 차지한 쏠림 현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업 & 다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선거의 왕자’란 이름을 얻어냈다. 4·29 재보선 승리 덕분. 김 대표가 지난해 당권을 잡은 뒤, 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모두 이겼다. 그는 선거 뒤 “진정한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지 냉철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극복하지 못하면 여야가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이 사는’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아베 신조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고,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해서는 일본이 경제성장을 도왔다고 했다. 과거사 사죄는 없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방청석에서 총리를 지켜봤는데도. 아베의 ‘사과 없는 연설’에 대해 일부 미 의원들은 “실망”이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주의 숫자 1.8%
고용노동부가 4월28일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결과, 정규직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8426원으로 한 해 전보다 5.1% 상승한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1463원으로 1.8% 오르는 데 그쳤다. 비정규직 가운데 하루 8시간 미만 일하는 단시간노동자(아르바이트)의 임금증가율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7.4% 올랐을 뿐, 통상 ‘계약직’으로 부르는 기간제노동자(-1.2%), 파견노동자(-3.9%), 용역노동자(-0.1%), 일일노동자(-1.4%) 모두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들 비정규직 임금이 감소세를 보인 건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전체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가량이니,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7명은 임금이 줄어든 셈.[%%IMAG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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