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윤운식 기자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시간이 있었다. 하나, 부지불식간에 휘발되었다. 그 뒤에, 삶 아니 더 정확히는 ‘생활’이 주는 애증에 매달려 그저 의식주만의 해결을 위해 살았다. 이번달은 얼마를 지출했고 저축했는지 헤아리며 가계부를 썼다. 길지 않은 시간을 살다 존재의 ‘없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은 영혼의 ‘있음’보다 몸의 ‘있음’에 더 충실하라고 떠밀었다. 그래도 그냥 사라지는 것은 싫었을까, 먹고사는 것에 대한 숭고함을 잠시 잊은 탓일까 다시 뭔가 쓰고 싶었다.
사막에서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글감을 찾았다. 타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물은 지나간 발자취에서 찾아졌다. 생활에 몰입한 정도에 비례해 들춰볼 생각의 거리들이 있었다. 삶의 최종 목적이 ‘생활의 안정’이 될 수 없다는 치기 어린 허영의 발로였을까. 역설적이게도 평범한 생활 자체가 사치인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그 범주에서 비껴갈 수 없는 사람이라 쓰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생각의 응축물을 내보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손바닥문학상. 형식보단 내용을 보겠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이런 이야기도 들어줄까 조심스러웠는데 공감한다는 응답을 해주어 살아가는 데 큰 격려가 되었다.
지금도 가계부를 쓰며 하루 소비량을 체크한다. 나의 가냘픈 능력과 치환될 허술한 돈으로 미래를 가늠하는 안타까운(?) 생활의 연속선상에 있다. 옥죄어오는 생의 ‘공포’가 정신을 일깨운다. 겁먹은 채 집중하는 ‘생활’은 명징한 의미부여를 충동질한다. 나만 그럴까? 이런 부추김이 목까지 찼다면 과감하게 쓰고, 차별과 편견 없이 들어주는 ‘손바닥문학상’에 도전하라 권하고 싶다. 서주희 제5회 손바닥문학상 대상
제1회: 대상 신수원 ‘오리 날다’, 가작 한혜경 ‘인디안밥’
제2회: 큰 손바닥 대상 김소윤 ‘벌레’, 가작 기민호 ‘구민을 위하여’, 작은 손바닥 가작 윤희정 ‘방문’
제3회: 큰 손바닥 대상 김정원 ‘너에게 사탕을 줄게’, 가작 이보리의 ‘인형의 집으로 어서 오세요’, 이도원 ‘가난한 사람들’
작은 손바닥 대상 전구현 ‘랩탑’, 가작 최호미 ‘나는 외롭지 않다’
제4회: 대상 김민 ‘총각슈퍼 올림’, 가작 윤성훈 ‘황구’
제5회: 대상 서주희 ‘전광판 인간’, 가작 황병욱 ‘민트와 오렌지’, 이슬아 ‘상인들’
대상: 논픽션·픽션 불문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한 문학글
분량: 200자 원고지 50~70장
응모요령: 한글이나 워드파일로 작성해 전자우편(palm@hani.co.kr)으로 접수
마감: 11월9일(일요일) 밤 12시
발표: 12월1일(월) 발행되는 제1039호(12월8일치)
문의: palm@hani.co.kr 전자우편으로만 받습니다.
상금 및 특전: 대상 300만원, 가작 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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