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67편이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큰 손바닥 부문’의 84편보다 두 배 가까운 응모 편수입니다. 은 ‘문학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소설(픽션) 외에 논픽션까지 분야를 확대했습니다. 소설로 꾸밀 필요도 없이 그대로 소설이 되는 삶을 들려달라는 거였지만, 현실이 한몫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신용불량자 이모만 걱정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생활비가 없어 ‘십만원’을 대출하고 노심초사하는 사연을 들었습니다(). 좀비가 돼가는 인턴사원 9개월째의 삶도 어쩌면 현실일까요(<z>). 피부가 좋아진다며 퐁퐁을 받아 얼굴에 바르는 할머니는 날마다 죽기를 기대합니다().
디테일한 묘사로 박진감 넘치는 글이 많았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상담원이 판촉원이 되어야 하는 전화상담원의 세계는 ‘미스터리 박스’를 여는 기분이었으며(), 건강보험 청구가 금지된 복제약 사용 건을 심사하는 심사원의 삶 또한 분명 일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것입니다(). 유기농 심사는 이런 식으로 받는 것이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에서 많은 목숨이 떨어져내렸습니다. 취직 카페의 발랄했던 운영자 ‘영자’씨는 몇 번의 실패 끝에 다리에서 떨어졌고(), 고등학생이 응모한 글에서는 왕따를 당하던 감수성 강한 친구가 가을의 은행잎처럼 졌습니다(). ‘주독야경’하던 후배가 냉매가스에 질식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습니다().
여전히 희망은 있습니다. 네팔인 이주노동자와 연애하다 지금은 그 나라를 이해하려고 비정부기구(NGO) 단체 활동을 나가 있는 여자분이 남자친구 처지에서 쓴 ‘연애기록’을 보내주셨습니다(). 경남 밀양 송전탑 투쟁 현장을 찾아가 싸우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은 르포도 도착했습니다().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를 만나는 것을 꺼리는 조카에게 ‘만나는 보라’며 “엄마가 되어줄게”라고 읊조리는 고모를 만났습니다().
예심은 이제훈 편집장, 24팀 안수찬 팀장, 구둘래·남은주·신소윤 기자가 나눠 읽었습니다. 추려서 19편이나 결심에 올렸습니다. 결심에서 전 논설위원·에세이스트 김선주, 최재봉 기자,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당선작과 가작을 뽑았습니다.
당선작은 김민의 입니다. 가작은 윤성훈의 입니다. 수상작 전문과 심사평, 수상 소감은 다음주(939호)에 공개됩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응모해주신 여러분, 90도로 감사드립니다.</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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