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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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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태균 “여사가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 자기 선물’이라고 했다”

공천 8일 전, 명태균-강혜경 통화에서 언급…여당 공천 ‘대통령 부인 개입’ 파문 확산되나
등록 2024-10-29 20:16 수정 2024-10-29 20:33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

김건희 여사(왼쪽)와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6월 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 확정을 8일 앞두고 “여사가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 자기 선물’이라고 했다”고 말한 통화 음성이 확인됐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건희 여사를 언급한 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4년 10월28일 한겨레21이 입수한 명씨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2022년 5월2일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명씨는 강씨에게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공천) 걱정하지 마라고 내 보고 고맙다고 (했다)”며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하여튼 입조심해야 된다. 알면은 난리 뒤집어진다”고 보안을 요구했다.

이 통화가 이뤄진 건 국민의힘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 출마할 김 전 의원 공천을 발표한 같은 해 5월10일보다 8일 이른 시점이다. 국민의힘 공천에 아무 권한이 없는 김 여사가 명씨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이에 대해 고마워하며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는 얘기가 된다.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 대해 고마워하며 김 전 의원 공천을 약속했다는 명씨 발언은, 여당 공천에 대통령 부인이 개입했다는 유력한 방증이어서 향후 파문이 커질 예정이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3억7천여만원을 들여 81차례 여론조사를 한 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받는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전까지 명씨와 강씨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 공천이 언급된 건 국민의힘 공천 발표 하루 전인 2022년 5월9일 명씨가 강씨와의 통화에서 “사모(김 여사)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서.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러대. 그래서 윤상현 끝났어”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 이번에 확인된 녹취는 처음으로 “여사”가 언급됐고, 이 공천에 어떤 대가성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이 선거 두 달 전만 해도 김 전 의원은 안 된다고 반발하다가 명씨가 김 여사를 통해 대통령에게 전화한 뒤 결론이 바뀌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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