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시 김포구’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심대한 의미를 띤다. 하나는 2024년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운동의 막이 올랐다는 뜻이다. 10월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은 서둘러 수도권 선거운동의 깃발로 김포 등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을 내걸었다. 노골적인 욕망의 정치이자 포퓰리즘이었다. 이런 정책을 통해 취임과 동시에 위기에 빠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이긴다면 만성적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고, 진다면 본격 레임덕(권력 누수)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 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운명과 함께 중대한 갈림길 위에 섰다.
둘은 한국이 ‘균형발전’이란 오랜 국가적 목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신호다. 인구와 자원의 수도권 집중은 박정희 정부의 급속한 도시화·산업화 정책으로 가속됐고, 1987년 민주화 뒤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세종시,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몇 년 동안 수도권 인구가 지방으로 순이동하는 ‘짧은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후임자들의 무관심과 무능으로 이 흐름은 다시 서울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2017~2019년 사이 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과 총인구 비율이 50%를 돌파한 일은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어쩌면 수도권 집중을 멈출 브레이크는 고장나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상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한겨레21>은 국민의힘의 이번 공약이 갖는 심상치 않은 의미를 정치와 김포 현장, 균형발전 정책, 서울의 역사 등 측면에서 들여다봤다. 이번 사건은 현재 한국 사회가 가는 방향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울려준 경종인 듯하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김기현 대표가 만든 총선용 ‘떴다방’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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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주민이 묻는다 ‘서울시 되면 교통난 해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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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서울 편입은 사실상 ‘균형발전’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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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로 넓어졌어도 서울은 조선의 ‘외사산’ 안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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