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송악마을 주민들이 2022년 4월16일 세월호 8주기를 기리는 특별한 기억식을 치렀다.
송악면에 자리한 거산초, 송남초, 송남중 학부모와 학생, 교사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이날 오후 마을 한복판 ‘마을공간해유’ 앞마당에 모였다. 마당 가장자리엔 3개 학교 학부모회가 마련한 노란 천막이 세워졌다. 천막 안에선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를 기억하고 기리는 물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학부모 도움을 받아 노란 리본, 세월호 모양 열쇠고리, 추모 화분 등을 만들었다.
오후 2시,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과 함께 기억식이 열렸다. 이세중 송남초 교장은 세월호에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9반 조은정 학생의 어머니 박정화씨가 보낸 편지를 읽었다. “검찰특별수사단은 구조 방기와 침몰 원인 외 모든 진실은 덮어버리고 무혐의를 남발했으며, 법원은 무능을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기대를 모았던 특검은 현실 불가능을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가 이런 분위기 속에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완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304명 한분 한분들을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참석자들은 헌화를 대신해 직접 만든 기억물품을 제단에 바쳤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무대에 올라 세월호 관련 책을 돌아가며 읽었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이 침몰하는 배 안에서 남긴 글을 읽던 참가자가 목이 메어 더 읽지 못하자 지켜보던 이들도 연신 눈물을 닦았다. 낭독에 참여한 지서준(송남초 5년) 학생은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땐 네 살이라 아무 기억도 없어요. 이번 기회에 알게 됐고 잘 기억해서 다신 이런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세월호 추모 노래가 울려퍼지자 참석자들은 마당 한가운데 섰다. 그리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란 노랫말에 맞춰 두 팔 벌려 뛰어오르며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메아리가 마을 앞산을 울리고 되돌아온다.
아산=사진·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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