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와 노조파괴 공작에 맞서 싸운 지 꼭 10년, 2021년 5월18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의 도성대 아산지회장이 승리보고대회를 마친 뒤 연대 단체가 선물한 난 화분을 들고 충남 아산 둔포면 공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등에는 ‘함께하자’는 글귀가 붙어 있다. 현대자동차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유성기업은 2011년 5월18일 주야 맞교대가 아닌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요구하는 노조의 부분 파업에 맞서 아산공장을 직장폐쇄했다. 그리고 방패와 몽둥이로 무장한 용역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렇게 시작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싸움은 정부와 공권력, 원청 대기업과 회사에 맞서 10년간 이어진다. 이듬해인 2012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성기업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맺은 대외비 약정서가 폭로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국가정보원, 경찰, 고용노동부 등이 관련된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세상에 드러났다.
그 뒤로 노동자들은 점거농성, 고공농성, 단식농성을 벌이는 한편 법정에서 싸웠다. 회사의 해고 공세에 도 지회장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13차례 해고무효 판단을 받아낸다. 2020년 12월31일 유성기업 노사는 10년간의 임금과 위로금 지급, 경영진의 사과와 손배가압류 철회 등이 담긴 임금과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그리고 2월25일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려고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를 상대로 ‘노동조합 설립무효 확인소송’ 대법원 상고심에서 승소했다. 드디어 5월18일, 그간 힘을 보탰던 전국의 노동자와 연대단체, 활동가들을 아산공장 들머리로 초대해 감염병으로 미뤄온 승리보고대회를 열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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