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인물도, 귓등으로나마 들어본 이름도 없다. 책에 실린 71명의 인물은 조선 후기의 비주류들이다. 그러나 어쩌면, 당시 조선 소시민의 진짜 얼굴이다. 조수삼의 에 기록된 인물들이 한문학자 안대회의 매만짐을 통해 현대 언어로 살아났다. 한양의 스타 강사가 된 노비, 나무꾼이 된 몰락 양반, 명품에 열광하는 중인과 평민층, 지금의 한국과 묘하게 겹치는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에 ‘조선의 비주류 인생’이란 제목으로 연재된 글들을 모았다.
이재현 지음, 씨네21북스(02-6377-0500) 펴냄, 1만4500원
39가지 인문학적 주제로 현재의 한국을 읽는다, 라고 내세운 책의 주제는 좀 거창한데 실제 뒷목 뻐근할 정도로 어렵게 읽히는 정도는 아니다. 글쓴이 이재현의 미덕이다. 리어왕을 불러 고령화 사회를 묻고, “세상에서 가장 영어를 잘하는 사람” 래리킹과 영어 권력을 논하고, 시마 과장과 샐러리맨의 미래를 고민해본다. 물론 가상으로. 이 흥미로운 허구의 인터뷰는 이 시대 ‘진짜’ 고민거리들을 담고 있다. 무겁거나 거창하지도 않은 책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다.
정재서 지음, 창비(031-955-3363) 펴냄, 2만3천원
‘신화’라는 단어에 대부분의 사람은 그리스·로마 문화를 자동 출력한다. 글쓴이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특권화해 서구 문명만이 순수하고 근원적인 것처럼 합리화해온 서구의 신화학자들을 비판한다. 이 책은 근대 대부분의 학문 분야에서처럼 평등하지 못했던 신화학의 세계를 바로잡으려는 작은 시도다. 글쓴이는 중국 신화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 신화의 원류와 중국과 주변국들의 정치·문화적 관계에 주목했다.
신과 다윈의 시대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 지음, 세계사(031-955-8062) 펴냄, 1만3천원
진화론과 창조설은 과학계와 종교계 사이의 멀고 먼 간극을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예다. 지난해 다윈 탄생 200주년, 출간 150주년을 맞아 교육방송(EBS)에서 방영된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역시 방영 뒤 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 이에 제작팀이 다큐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보강해 책을 냈다. 진화론을 비판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인 지적설계론과 진화론이 석학들의 인터뷰를 통해 팽팽하게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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