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1, 2
위치우위 지음, 유소영·심규호 옮김, 미래인(02-522-0768) 펴냄, 1권 1만6천원·2권 1만4천원
중국판 . 문화사적으로 중요한 현장에서 중국 역사와 예술을 돌아본다. 1권과 2권은 제목 하나로 묶였지만 사뭇 다르다. 1권은 ‘중국 여행’으로 북부의 발해 도성 유적지에서 둔황의 막고굴, 반골들의 고향 싼샤, 항저우 적벽, 문인들의 성지 여산, 난징, 남부 하이난섬까지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2권은 ‘심중 여행’으로 저자의 고향과 타향을 나눠 살핀다. 저자가 견문을 넓혀가는 삶의 여정을 따른 것이다.
중국, 이유 있는 ‘뻥’의 나라?
황희경 지음, 삼성출판사(02-3470-6910) 펴냄, 1만2천원
저자는 중국과 가까운 강화도에서 태어나 유학과 한문을 공부한 ‘중국통’이다. 중국의 변하는 면과 변하지 않는 면, 뻥과 진실 사이를, 실마리 삼는 단어·사실을 징검돌 건너듯 유쾌하게 이어붙인다. 1929년 국민당 정부가 중의를 폐지하려고 하자 중의들은 “중의 때문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게 되었다”라며 ‘뻥’을 친다. 하지만 이건 뻥일 뿐일까. 중국의학은 비과학적이지만 대도시의 의료를 누리지 못하는 농민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유일한 치료 수단이다.
마라토너의 흡연
조두진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9500원
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소설집. 얼핏 얼토당토않아 보이는 작은 사실에서 출발해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표제작 ‘마라토너의 흡연’의 주인공 ‘채’는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며 마라톤을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식사 조절을 하지만 그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가 마라톤을 하는 목적은 담배를 더 맛나게 평생 피우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촘스키, 사상의 향연
노엄 촘스키 지음, C. P. 오테르 엮음,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02-335-6125) 펴냄, 3만5천원
촘스키가 민주주의와 교육에 대해 쓴 글들을 모았다. 촘스키는 생성문법 체계를 내놓으면서 언어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촘스키가 사회를 바라보는 배경이 된다. 선천적 언어기관처럼 도덕적 계율을 지키려는 소질 역시 선천적으로 인간에게 내재해 있다. 노예제 지지자가 폐지론자를 이론적으로 압도했지만 역사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어 민주주의와 교육을 방해하는 국가자본주의에 저항해야 한다는 논지가 펼쳐진다.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
기무라 간 지음, 김세덕 옮김, 도서출판 산처럼(02-725-7414) 펴냄, 2만8천원
조선/한국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저자는 ‘소국의식’이 핵심이라고 답한다. 조선은 전근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조공국이었고, 소국의식의 소유자 친미파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이 되어 외세의존적 내셔널리즘을 펼쳤다. 이는 ‘대국의식’이라는 내셔널리티로 팽창전쟁을 거듭하던 일본과 대척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코카콜라 게이트
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02-3466-8887) 펴냄, 1만2천원
1886년 약제사가 발명한 코카콜라는 마케팅 천재들의 손을 거쳐 현재 전세계 200개국에서 매초 1천 병이 판매되는 상품이 되었다. 전설의 이면에는 어두운 진실이 숨겨져 있다.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세계화와 함께 성장해오면서 수많은 왜곡과 음모를 낳아왔다. 코카콜라 마니아였던 저자는 자료를 수집하면서 코카콜라의 비정한 모습을 발견했다. 저자는 코카콜라의 전설과 이미지가 시장을 자신의 입맛대로 조정하려는 의도된 조작에서 비롯됐다고 폭로한다.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유정식 지음, 위즈덤하우스(02-704-3861) 펴냄, 1만5천원
수학, 물리학, 생물학, 유전학 등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경영학을 바라본다. 한화그룹의 승승장구와 김승연 회장의 폭력사건은 붉은원숭이의 싸움과 비슷한 면이 있다. 붉은원숭이들은 싸움을 벌이고 나면 이긴 쪽은 호전적으로 변하고 진 쪽은 유순하게 변한다.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엔론의 무모한 공격경영, 대우그룹의 몰락도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벤치마킹에 집착하는 것은 확률에 대한 무지 때문인데, 이렇게 과학의 원리와 사실이 경영학적 통찰력을 제공한다.
정치적인 것의 귀환
샹탈 무페 지음, 이보경 옮김, 후마니타스(02-739-9930) 펴냄, 1만5천원
올 대선의 관건은 무엇보다 ‘경제’다.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은 늘 문제의 원인을 ‘정치의 과잉’에서 찾았다. 그런데 정치가 없다면 화합의 사회가 만들어질까? 벨기에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적인 것’이 축소되면 사회는 파괴적 결과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갈등과 적대가 정치의 영역에서 제대로 표출되고 경쟁할 수 없는 사회는 원천적으로 분열된다. 문제는 ‘정치의 과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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