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자본주의의 팽창은 단지 해외에 식민지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이 갈 수 없는 곳, 인간이 볼 수 없는 것들…. 그야말로 세계의 모든 것들이 이른바 식민(Colonization)의 대상이었다. 세계일주 열풍, 극지방을 먼저 정복하려는 각 나라들의 치열한 경쟁은 국가적 명예를 건 ‘벤처올림픽’과도 같았다.

미지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19세기 서구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세균을 향한 정복전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구한다는 사명감만이 작용했던 것은 아니다. 현미경으로 보이는 세계, 새로운 생물종을 남보다 먼저 발견하고 정복하려는 사회적 욕망이 의학적 탐구의 열정과 맥을 같이하였다. 근본적으로 전쟁이었던 것이다. 영국의 제너를 비롯해서 프랑스의 파스퇴르, 독일의 코흐에 이르기까지 모두 대세균전을 수행하는 장군들이고 전략가들이었다. 20세기 중반의 미국-소련 사이의 우주경쟁을 무색케 하는 의학전, 화학전이 열강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벌어졌다.
질병 연구는 또 다른 특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전쟁터에서 군대의 전력을 보호하는 것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전쟁터에서 총에 맞아 죽는 군인들보다 병에 걸려 죽는 군인의 수가 거의 두배에 이르렀다. 아주 작은 부상조차도 병원균이 우글거리는 야전병원에서는 환자를 그대로 감염에 노출시켜 결국 죽음으로 내모는 형편이었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의 신화는 군인들이 총 한번 쏘아보지 못하고 병으로 죽어가는 크림전쟁의 양상 때문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2차감염 등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면 그런 신화의 약발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병의 연구는 국가전력 증강계획의 일부이기도 했다. 제너의 종두법에 따른 천연두 백신을 제일 먼저 사들이도록 지시한 것은 프랑스의 나폴레옹이었다. 제너는 나아가 영국 정부의 청탁으로 천연두 백신을 프랑스에 판매하는 대신에 프랑스에 포로로 잡힌 영국군의 석방을 이뤄내기도 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미국 국방부는 질병과 관련한 벤처 연구에 적잖이 투자하고 있으며, 그 연구 결과를 최우선적이고 독점적으로 미군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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