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티비씨(JTBC)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설강화>가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이 작품은 <스카이캐슬>을 연출한 조현탁 피디, <각시탈>과 <스카이캐슬> 작가로 알려진 유현미 작가의 합작으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2021년 3월 단 2회 방영된 뒤 폐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과 동북공정 의혹에 사로잡혔을 때 나란히 입에 오르내렸던 문제적 작품이기도 하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설강화>는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남자를 그 기숙사에 살던 여학생이 구해주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내용이다. 방송 전 사람들 입길에 오른 이유는 두 지점 때문이다. 간첩이 민주화운동을 하는 것처럼 위장한다는 설정과 ‘정의롭고 대쪽 같은’ 성격의 안기부 직원이라는 서브 남주 설정이 방영 전 알려지며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를 미화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진중권과 성시경은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라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제작진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987년을 배경으로 했을 뿐 모든 인물과 설정은 가상의 창작물이고,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거나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 이후 논란은 더 커졌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안기부에 근무하는 인물이 간첩인 남자주인공을 쫓아가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제작진이 민주화운동 당시 많이 불렸던 민중가요 <솔아 푸르른 솔아>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비판이 쏟아졌다. 2021년 12월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강화> 방영을 중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23일 오후 3시 기준 34만 명 이상이 이에 동의했다. 청년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22일 제기했다. 기업과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설강화> 협찬사 목록이 돌면서 일부 업체는 <설강화> 지원을 철회하고 방송 자막 삭제, 제품 노출 중단 등을 요청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이 드라마에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문제”라며 “창작의 자유는 역사적 상처 앞에서 겸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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