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파이 제공
스포티파이(사진)가 드디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는 2020년 가을 기준으로 전세계 음악 서비스 점유율 34%를 차지하고, 광고 기반으로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무료 가입자는 3억2천만, 유료 회원은 1억4400만 명이다. 보유한 음원 수는 6천만 곡 이상이고, 스포티파이 및 사용자가 생성한 재생 목록은 40억 개에 이른다. 최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독점적으로 계약한 미셸 오바마, 해리 왕자, 조 로건 등 유명인의 팟캐스트를 포함한 전체 팟캐스트는 190만 개 정도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연 스포티파이는 당장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 미흡할 것 같다. 일단 요금제에는 ‘광고 기반의 무료 듣기’와 ‘하나의 계정으로 최대 5인이 들을 수 있는 패밀리 요금’이 빠졌고 스포티파이의 강점인 팟캐스트도 제외됐다. 무엇보다 아이유, 몬스터엑스 등 한국 인기 가수들의 음원이 빠졌다. 경쟁사인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엠(M)이 스포티파이에 음원을 유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한국 사용자에게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없는 걸까? 팟캐스트가 빠져서 아쉽지만, 앞으로 한국 팟캐스트를 늘려나갈 여지는 있다. 스포티파이의 오리지널 팟캐스트가 제작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용자 취향에 따라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한국 버전 스포티파이도 한국 상황에 맞춘 장르, 테마, 아티스트별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사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인 큐레이션은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다. 큐레이션의 핵심은 ‘다음 곡’에 있는데, 늘 뻔한 기대를 배신하고 하트를 누르게 한다. 아카이빙의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만족도는 매우 높을 듯하지만, 일단 거기까지 다다르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애플뮤직은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4년이 넘는 동안에도 카카오엠과 유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현재 애플뮤직은 멜론, 지니, 플로, 바이브에 이어 10% 미만의 점유율을 가진다.
그럼에도 스포티파이를 추천하고 싶거나 상당히 잘 쓸 것 같은 사람은 누굴까? 일단 다양하게 듣는 사람이다. 음악 소비자는 대체로 보수적이다. 그래서 익숙한 음악을 갑자기 바꾸거나 삭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듣던 것만 듣기 때문에 문제적이다.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빈틈을 노린다. 음악을 열정적으로 소비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유용할 것이지만, 동시에 음악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플레이리스트는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적절한 음악을 추천받는 기능이다.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음악 히스토리를 구성하고, 자신만의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도 있다. 또한 지인의 플레이리스트에 몇 곡을 더 추가하는 식으로 ‘음악 팬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스포티파이는 사실 음악을 듣는 서비스가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모인 사람들이 서로의 거리감을 좁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과 대화한다니, 꽤 근사하지 않은가. 콘텐츠, 아이피(IP) 비즈니스, 팬덤의 연결 구조 모두 바로 저 문장에서 출발한다.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한 스포티파이의 성적표는 그리 좋아 보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 변화가 인디 뮤지션들(스포티파이는 글로벌에서 독립 아티스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에게 얼마나 소중할지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우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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