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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손바닥문학상을 준비하면서 믿고 따르던 선배를 만난 일이 있다. 소설 이야기를 하려고 만난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내 작업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1시간가량 묵묵히 들어주던 선배는 고심하더니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는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쓰지 말라는 말을 처음 듣기도 했고, 당장 다음주에 제출할 거라 당황한 나머지 숨이 턱 막혔다. 꽤 낮은 온도의 실내 카페였음에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렸다. “(애써 민망함을 숨기고) 왜요?” 라고 되묻자 선배는 한마디 말을 덧붙였다. 이 소설을 보면 파업 노동자들이 상처받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조곤조곤 근거를 짚어주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려 자리에 앉아 있기 어려웠다. 나의 글이, 그러니까 나의 소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 나는 처음부터 소설을 다시 썼다. 보지 않았던 것을 들여다보고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에 다시금 다가가 보면서. 그때 나는 멋진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보다 진심과 진정성에 다가가려고 많이 애썼다. 왜 그렇게까지 집착했는지 모를 만큼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손바닥문학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진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문학상이기 때문이다.
“요즘 뭐 하고 사냐”는 질문에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이 퍽 부끄럽다. 대개는 “우와!” 하다가 “어떤 소설?”로 말이 이어지지만 깊게 대화할라치면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치열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내가 쓰는 이야기가 과연 그들의 삶보다 치열할 것인지에는 자신이 없다. 그러면서 이야기에 빠져 현실도피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물음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올해 손바닥문학상을 통해 진정성 있는 이야기들이 피어오를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멋진 글들일 거라고 믿는다. 더 많은 사람이 용기를 내어 진정성에 다가간 이야기일 것이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따듯한 글들일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고, 앞으로 그럴 것이기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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