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하는 거 아십니까?”
지난 4월25일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나온 성소수자 관련 발언이다.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혐오 표현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대선 후보의 혐오 발언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이미 한국 사회에 만연하다. 실제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 노동자, 장애인, 이주민 등 ‘다수적인 삶’과 다른 방식을 살아가는 사람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혐오·차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홍재희 지음, 행성B잎새 펴냄)에서는 오늘날 한국 사회를 읽어내는 가장 논쟁적 키워드 ‘혐오’를 말한다. 혐오의 주요 표적인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문제에 오래 천착해온 독립영화 감독 6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 책은 혐오를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장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르포에 더 가깝다. 지은이가 만난 감독 대부분이 각 인권 현장에서 활발하게 발언하고 실천하는 활동가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통해 어떤 말과 행동이 혐오인지 짚고 그 뿌리를 추적한다.
이영 감독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집단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카메라에 비친 혐오 세력은 광기 그 자체다. 퀴어축제에 난입한 극우 보수단체들은 길바닥에 드러눕거나 난동을 부리고 동성애자를 향해 “당신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증오와 적대감을 드러낸다. 감독은 말한다. “극우 보수의 목소리는 ‘누구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인권의 가치를 흔들어요. 그래야만 다수의 권리가 지켜진다는 논리 혹은 다수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차별적 논리죠.”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책은 쓴 홍재희 감독은 “인간의 존엄성을 산산조각 내 그 사람을 하찮게 여기도록” 하는 혐오에서 벗어날 방법은 “공감”뿐이라고 말한다. 공감이란 그의 처지에서, 그의 편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도록 계속 연습하는 것이다. 이것이 혐오에 맞서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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