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학문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 수학은 ‘미운 우리 새끼’ 취급받는다. 막대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를 만들어낸 탓이다.
물론 이는 수학의 잘못이 아니다. 정치가는 “수학에서 더 높은 성취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학교는 “제대로 수학을 가르치려면 더 많은 돈과 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아이들이 수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공동정범’이다. 그래서 글쓴이는 “이들이 모두 틀렸다”고 단언한다. 정답은 아이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지금 수학 수업은 멍청하고 지루해요.”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꼬였을까. 애초 수학에서 정답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다. 수학은 결론에 이르는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상상력과 합리적 추론,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을 배우는 학문이지 결론을 얻는 데 ‘성공’하는 학문이 아니다. 무엇보다 수학은 ‘계산 기술’이 아니라 ‘논증의 예술’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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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쓴 영국의 수학자 G. H. 하디는 이렇게 말했다.
“수학자는 화가나 시인처럼 패턴을 만드는 사람이다. 화가나 시인보다 수학자가 만드는 패턴이 더 영속적인데, 그 이유는 생각(관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게 정답이다. 수학을 관통하는 미학적 원칙은 ‘단순한 게 아름답다’는 것이다.
중학 시절에 배운 삼각형의 면적 공식은 ‘밑변과 높이를 곱한 값을 2로 나누는 것’이다. 공식 안에 숨은 단순하고 아름다운 원리가 있다. 이렇게 해보자. 삼각형을 직사각형 안에 가둔 뒤, 머리 부분 꼭짓점에서 아래쪽으로 직선을 그어보자. 책의 설명을 곁들여 그림을 보는 순간, ‘삼각형 면적 공식’의 놀라운 탄생 비밀이 드러난다. 수학이 상상력을 배우는 과정이란 직관을 얻을 수도 있다.
(폴 록하트 지음, 박용현 옮김, 철수와영희 펴냄)는 수학이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추측하고, 발견하고, 틀리기도 하고, 창조의 좌절을 느끼기도 하고, 영감을 얻고, 자기 자신만의 설명과 증명을 짜맞춰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멍청한 교과과정을 창밖으로 던져버리라’는 충고를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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