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 〈셰어하우스〉 화면 갈무리
독거남들의 일상 관찰기인 MBC 와 원룸 주거인들의 ‘먹방’ 드라마 tvN 가 선도한 1인 가구 콘텐츠 열풍에 최근 홈셰어가 합류했다. 싱글남녀의 공동주거 생활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예능인 (o’live)와 (SBS).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두 프로그램의 첫인상은 그리 신선하지 않다. 푸드 전문 채널답게 요리와 식사 장면에 집중하는 는 의 예능판에 가깝고, 생활수칙에서부터 커플 게임을 권장하는 는 같은 방송사의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 의 연예인 버전처럼 보인다. 더 불편한 것은 홈셰어 문화에 대한 제작진의 피상적인 이해다. 홈셰어는 싱글라이프의 자유로움과 공동체적 삶의 공유 문화라는 두 장점을 절충한 대안적 삶이다. 그것은 새로운 생활양식 이전에 새로운 인간관계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두 프로그램에서는 싱글라이프의 고독과 공동체의 오지랖 문화라는 단점만 부각된다. 당당한 싱글녀의 아이콘이던 모델 이소라가 어린 출연자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왕언니’로 뒤바뀌고(), 고민을 공유하자고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반강제적 커밍아웃이 이뤄지는() 폭력의 드라마가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제작진에게 연애 권장 따위가 들어간 생활수칙 대신 인간과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먼저 장착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공동주거이든 독거이든, 중요한 건 집의 형태가 아니라는 걸 왜 모를까. 김선영 TV평론가
얼마 전 동네 오픈하우스 행사를 준비하느라 어느 건물의 ‘라운드테이블’에 모였다. 이름 그대로 원탁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건물의 위층이 요즘 화제가 되는 셰어하우스라는 걸 알게 되었다. 순수하게 혼자 산 것만도 20년이 넘는 나이지만, 적당히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공동체의 즐거움을 나눠가질 수 있는 생활에 대한 동경은 가지고 있다. 마침 두 달 뒤에 나오는 방이 있다고 해서 구경이라도 할까 하다가 포기했다. 나는 짐이 너무 많아서 안 될 거야. 고양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는 없겠지? 그러나 집에 오자마자 구경 안 한 걸 후회했다. 와 에 대한 나의 호기심은 각별한 편이었다. 그런데 이건 뭐랄까, 새로운 공동주거 생활이 아니라 럭셔리하우스를 간접 체험하는 프로그램 같았다. 동거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불편함에서 오는데, 저렇게 넓고 쾌적한 공간이라니. 갈등이라야 창가 침대를 누가 차지하느냐 정도? 그렇게 생활의 갈등이 배제되니, 관계의 갈등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억지 케미스트리 외에는 잡히는 게 없다. 차라리 이 불편한 동거의 재미를 훨씬 잘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설정을 생각해봤다. 연예인들을 1980년대 하숙집 시스템으로 보내는 거다. 침대 없는 맨바닥 방에 끼어 자고, 화장실에선 줄 서야 하고, 속옷 빨래도 마구 엉켜서 팬티에 매직으로 이름 써야 하고, 툭하면 룸메이트 친구들이 술 먹고 우르르 들어와 떠들다 잔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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