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쌍꺼풀

등록 2009-07-23 14:50 수정 2020-05-03 04:25
여성이 치르는 칼의 통과의례
외꺼풀도 절반이지만 쌍꺼풀만이 미의 기준으로… 사회의 온전한 성원이 되기 위해 눈두덩에 받는 할례

■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독어독문과

나도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수술을 받은 게 아니라 수술을 직접 했다는 얘기다. 20여 년 전 군복무 중 몇 달간 수도통합병원에 파견을 나갔을 때의 일. 그때 위생병들은 의무장교들 몰래 수술 세트를 빼내 불쌍한 군바리 환자들에게 염가로(?) 포경수술을 해주곤 했다. 가격은 1인당 2만원이었던가? 수술 세트 하나로 두세 명을 할 수 있기에, 총알택시처럼 먼저 환자를 모입해 인원이 차면 병원 쪽의 통제를 받지 않는 우리 내무반에서 시술을 하곤 했다.

여성이 치르는 칼의 통과의례. 일러스트레이션 김중화

여성이 치르는 칼의 통과의례. 일러스트레이션 김중화

‘미학’을 내건 병원, 예술에 이른 미용성형

수술에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위생병 둘이 할 경우 수술비를 반으로 나눠야 한다. 그때 위생병 하나가 참신한 경영 마인드를 도입했다. 나 같은 통신병을 조수로 삼으면, 절반의 가격으로 부릴 수 있지 않은가? 환자 1인당 5천원씩 받기로 하고, 나는 수술에 필요한 간단한 교육 뒤에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리도케인’이라는 마취제를 맞아 잔뜩 부푼 거시기는 복어처럼 생겼다. 내 임무는 마취제가 골고루 퍼지도록 그놈을 두 손으로 비비는 것으로 시작된다.

수술을 마치면 살점이 세 개가 남는다. 위에서 세 번 칼집을 내고, 아래에서 칼집과 칼집 사이를 둥글게 잘라나가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쌍꺼풀 수술 뒤의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플레이트 위에는 네 덩이의 살점이 올라와 있었다. 그중 둘은 눈꺼풀의 피부조직이고, 나머지 둘은 그 안에 들어 있던 지방조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20년 전 군대에서 봤던 그것과 대단히 비슷하다.

서울 강남의 어느 거리를 걷다가, 한 병원의 간판에 적힌 ‘aesthetic’이라는 낱말을 보고 걸음을 멈춘 적이 있다. 대체 ‘미학’과 병원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일대 병원들이 모두 ‘미학적’ 간판을 달고 있다. 예외가 딱 하나 있다면, ‘aesthetic’ 대신에 ‘다이어트’라 적은 병원이었다. 몇천 년 뒤 강남 일대를 발굴할 고고학자들은, 강남 사람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외모가 크게 못생겼음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성형수술이 시작된 것은 1차 대전 이후라고 한다. 2차 대전을 통해 아마 이 기술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다. 날마다 전장으로부터 생체실험의 대상이 무한정 제공됐으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전쟁에서 탄생한 이 기술은 평시에는 다양한 산업재해를 통해 발전해왔다. 그것이 발달하고 발달해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이 미용성형이다. 오늘날 미용성형은 본래의 용도에서 해방돼 아예 자기 목적을 가진 예술이 되었다.

수술로 온몸을 조각처럼 깎고 심지어 키까지 늘리는 판에, 눈두덩의 피부를 자르고 지방을 덜어내는 것은 의학적으로 어려운 수술이 아닐 게다. 거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은 의학적 문제라기보다는 주로 미학적 문제일 것이다. 눈이라는 부위가 워낙 섬세해 약간의 변형으로도 인상이 크게 변할 수 있으나, 결과가 항상 바람직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붓으로 눈을 그리는 것도 힘든데, 칼로 눈을 그리는 것은 오죽하겠는가.

여성들의 쌍꺼풀 수술이 특히 한국, 중국, 일본에서 성행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이다. 전형적인 비판에 따르면, 아시아 여성들의 쌍꺼풀 수술은 코카서스 인종의 외모를 흠모하다가 인종적 정체성까지 포기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대개 미디어의 영향이 지적된다. 여성들은 TV나 영화의 스타들을 동경하는바, 거기에 나오는 미녀들과 심리적 동일시를 통해 자연스레 자신도 그들처럼 쌍꺼풀을 갖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를 마친 김연아를 보라
꼭 쌍꺼풀이 있어야 예쁜가? <죽음의 무도>를 마치고 쫙 째려보는 그녀의 눈매는 아름다움의 극치가 아닌가. 사진 한겨레 자료

꼭 쌍꺼풀이 있어야 예쁜가? <죽음의 무도>를 마치고 쫙 째려보는 그녀의 눈매는 아름다움의 극치가 아닌가. 사진 한겨레 자료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미국에서 아시아 여성들에게 쌍꺼풀 수술을 해준 의사들에 따르면, 수술을 받으러 온 여성들 중 누구도 “서구적 눈매를 원한다”고 말하지 않았단다. 쌍꺼풀이 서구인의 전유물도 아니고, 이미 동양인의 절반가량은 쌍꺼풀을 갖고 태어난다. 게다가 같은 쌍꺼풀이라도 서구인의 쌍꺼풀과 동양인의 쌍꺼풀은 인상이 꽤 다르다. 따라서 그 여성들이 꼭 서양인에 대한 열등의식에서 수술을 받으러 왔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 관찰에 따르면, 쌍꺼풀 수술 좀 받았다고 여성의 외모에서 서구인의 느낌이 나는 것은 아니다. 아마 그랬다면 외려 기괴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아시아의 여성들은 그저 눈이 좀 커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혹은 제 친구 누구처럼 자기도 쌍꺼풀을 갖고 싶다는 마음에서 수술을 받는 것일 게다. 하지만 쌍꺼풀을 외꺼풀로 만들고 싶은 여성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 ‘눈이 커야 예쁘다’는 판단 자체 속에 이미 서구적 미감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면,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한국인의 절반은 쌍꺼풀로, 절반은 외꺼풀로 태어나는데, 그중 하나만이 미의 기준이 되는 데에는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 꼭 쌍꺼풀이 있어야 예쁜가? 그렇지는 않을 게다. 쌍꺼풀이 너무 흔해 때로 천박하게까지 보이는 시대에는 외려 외꺼풀의 미녀가 훨씬 더 빛나 보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김연아. 를 마치고 쫙 째려보는 그녀의 눈매는 아름다움의 극치가 아닌가. (오, 여성의 아름다움은 마침내 저기서 완성됐도다. 찬양하라, 승냥이들이여.)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의 기원을 찾자면 멀리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문헌에 따르면 이집트인들은 수술로 입술, 코, 귀를 고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미용을 위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얘기는 없다. ‘위키피디아’를 뒤져 니 쌍꺼풀 수술의 효시는 1818년, 칼 페르디난트 폰 그레페라는 이가 암으로 인한 눈의 기형을 교정하는 수술에 ‘blepharoplasty’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수술 역시 원래 미용이 목적은 아니었던 셈이다.

기사를 보니, 어느 설문조사에서 한·중·일 여성의 절반가량이 “기회가 닿으면 성형수술을 받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다.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를 비교해놓은 사진을 보면, 솔직히 나라도 수술을 받고 싶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워지려는 여성의 욕망을 탓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쌍꺼풀 하나로 인생역전?”이라는 기사의 제목은 쌍꺼풀 수술의 바탕에 깔린 우리 사회의 맥락을 너무나 솔직하게 표현하는 바람에 징그럽게까지 느껴진다.

쌍꺼풀 기사, 광고이거나 광고 대가이거나

쌍꺼풀 수술에 관한 기사들을 검색하면서 발견한 것은 거의 100%가 기사라기보다는 광고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기사를 빙자해 광고를 낸 것이거나, 광고의 대가로 기사를 내준 것일 게다. “쌍꺼풀 수술도 쇼핑 시대, 내게 맞는 눈 따로 있다!”는 기사(?)의 제목은 쌍꺼풀 수술이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그 서비스의 수준도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할 정도로 섬세하게 발달해 있음을 알려준다.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취직과 면접을 위해, 혹은 사회에서 자신감을 갖기 위해, 쌍꺼풀 수술은 오늘날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받아야 할 통과의례 비슷한 것이 돼버렸다. 심지어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가족의 성화나 친구의 권고로 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공동체에 원만히 입성하려면 칼의 세리머니가 필요하다. 사회의 온전한 성원이 되기 위해, 유대인 남성은 성기에 할례를 받고, 한국인 여성은 눈두덩에 할례를 받는다. 할렐루야….


아, 불행한 사회적 신체기관이여
‘우주인’을 볼 때도 관여하는 ‘여성의 미’… ‘자기계발’과 ‘프로필 보강’ 위해 벌어지는 ‘주류 사회로의 편입’

■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

우리 학과가 배출한 졸업생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우주인 이소연. 이제는 저명인사가 된 소연이는 학부 때부터 씩씩하고 적극적인 학생으로 학교에서도 이름을 떨쳤다. 학과 대학원생 대표를 맡기도 했는데, 처음 부임했을 무렵 ‘교수들과의 토론’ 시간 때 학생 대표로서 의견을 얘기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가 ‘우주개발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행사로 ‘우주인 선발대회’에 참가해 우여곡절 끝에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지구를 떠났을 때, 그는 우리 모두에게 여성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그저 ‘우주인’이었다.

네이버 지식iN 2만8천, 위키피디아에는 없다

그가 무사히 ‘지구로의 귀환’에 성공하자(물론 착륙시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소연이에 대한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든 기사는 소연이의 ‘우주에서의 얼굴 변화’를 측정한 한남대 조용진 교수의 코멘트를 인용한 기사였다.

“이소연씨가 우주에서 더 예뻐 보였다”는 것! “분석 결과, 우주에서 쌍꺼풀 주름이 상승하고 짧아져 눈 모양이 유아형으로 변하는 등 실제로 미인형으로의 변화가 우주선 탑승 기간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소연이가 쌍꺼풀이 있었던가?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람들에게 이소연은 ‘여성’ 우주인이었구나!

생물학적으로 정의하자면, ‘쌍꺼풀’이란 윗눈꺼풀의 아래 가장자리 부근에 이것과 평행하게 홈이 파여 만들어진 ‘이중 눈꺼풀’(double eyelid)을 말한다. 대부분의 백인이나 흑인들은 쌍꺼풀을 가지고 있지만, 동양인들은 쌍꺼풀을 가진 경우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해도, 쌍꺼풀이 있는 남녀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쌍꺼풀 유전자는 외꺼풀 유전자에 대해 우성이라, 쌍꺼풀은 유전적 성향이 강한 편이다. 쌍꺼풀을 가진 여성과 외꺼풀의 남성이 결혼해 자녀를 낳는다면, 쌍꺼풀을 가진 자녀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쌍꺼풀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도움이 되는, ‘성선택에 유리한’ 신체기관이다. 이를 위해 위해 여성은 시간과 돈을 아껴 성형외과 수술대에 눕는다. 사진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쌍꺼풀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도움이 되는, ‘성선택에 유리한’ 신체기관이다. 이를 위해 위해 여성은 시간과 돈을 아껴 성형외과 수술대에 눕는다. 사진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왜 서양인들은 쌍꺼풀이 많은데, 아시아인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걸까? 성형외과 의사들에 따르면, 눈 주변 지방층(안와지방)의 위치가 달라서라고 한다. 서양인들은 눈 주변 지방층이 주로 눈 위쪽에 위치해 거근(눈 주변 근육)이나 거근막이 피부와 잘 닿아있어 눈을 뜰 때(즉, 거근이 위로 당겨질 때) 피부가 같이 위로 당겨지면서 위쪽의 눈 주변 지방피부층이 쉽게 접혀진다고 한다. 반대로, 동양인들은 눈 주변 피부층이 두껍고 눈 주변 지방이 거근과 피부 사이에 내려와 있어 쌍꺼풀이 생기는 것을 방해한다.

네이버 지식iN 검색창에 ‘쌍꺼풀’을 쳐보면 ‘쌍꺼풀 수술을 잘하려면 어디서 해야 하나요?’를 비롯해 올라온 질문만도 2만 8천여 건. 블로그와 카페 글을 포함하면 12만 건이 넘는다. 그러나 그것 아는가? 1천만 개 단어가 들어 있다는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쌍꺼풀’(double eyelid)는 없다는 사실을. 서양인들은 다 있는데, 우리만 별로 없는 ‘심리적으로 열등한’ 신체기관, 쌍꺼풀. 서양인들에겐 특별할 것도 없는데, 우리에겐 (몸의 일부로서 용도는 불분명하면서도) 요즘 쌍꺼풀이 취업과 결혼, 자신감의 문제와 얽힌, ‘불행한 사회적 신체기관’이 돼버렸다.

쌍꺼풀은 성선택에 유리한 신체기관

그래서인지 ‘성형수술의 문화사’라는 부제가 달린 엘리자베스 하이켄의 에 따르면, 쌍꺼풀 수술은 동양에서 서구세계로 옮겨온 이주민에게도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유대인의 코, 흑인의 입술과 함께 아시아인의 실눈은 늘 성형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이주민들은 앵글로색슨계 백인을 닮고 싶어했고, 미국 사회의 주류 속에 편입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한때 미국에서는 유대인의 코 성형, 아시아인의 쌍꺼풀 수술, 흑인의 입술 수술이 ‘미국 주류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이다.

특히나 성형을 원하는 아시아인들은 미국 사회가 아시아인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이유를 ‘작고 가는 눈’에서 찾았다. 아시아인의 전형적인 실눈이 ‘재미없고 즐길 줄 모르는 인간형’ ‘책벌레’ ‘졸리고 지루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또 콧날이 납작한 것은 성격이 나약하고 의지가 박약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믿었다).

아마도 엘리자베스 하이켄에겐 오늘날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자기계발’과 ‘프로필 보강’ 차원에서 벌어지는 ‘쌍꺼풀 수술의 일상화’가 ‘아메리칸드림’으로 해석될지 모르겠지만, ‘주류 미용 사회로의 편입’을 꿈꾸는 여성들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쌍꺼풀 수술이 유난히 여성들에게 민감한 문제라는 점에서,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쌍꺼풀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도움이 되는, ‘성선택에 유리한’ 신체기관이다. 인간의 얼굴은 원래 소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눈의 흰자위는 홍채의 움직임을 돋보이게 해, 내 시선의 방향을 상대방이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눈에 만족하지 못한 34.8% 의 슬픔

이때 동공의 팽창은 호감을 표시하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믿어지는 ‘커다란 동공의 소유자’에게 곧잘 매력을 느낀다(과학자들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매력적인 눈은 가로 길이가 3cm, 상하 폭은 약 1cm, 눈과 눈 사이의 안쪽 간격은 3cm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쌍꺼풀이 지면, 눈 자체가 강조돼 보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눈알이 더 많이 드러나면서 동공이 더 커 보인다. 그래서 눈이 매력적일 수밖에. (그래서인지 쌍꺼풀을 만드는 수술은 가능하지만 반대로 쌍꺼풀을 없애는 수술은 불가능하다고들 하던데, 아마도 그런 수술을 해야 할 이유가 마땅히 없어 성형외과 의사들이 노력을 안 하는 것일 게다.)

외꺼풀의 눈을 가지면 눈이 작아 보여 차갑고 영악한 인상을 주며, 눈꺼풀의 피부가 쉽게 처지거나 지방이 붙기 쉬워 노화 현상이 빨리 일어난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눈썹과 눈 사이가 주름으로 인해 좁혀지면서 인상이 사나워 보일 수도 있어, 성선택을 이미 받은 중년의 여성에게도 쌍꺼풀 수술은 주름 제거 수술과 함께 인기 성형수술이다.

의술에 도움을 얻은 쌍꺼풀 소유자가 무척 많은 대한민국. 21세기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방학 때, 휴가 때, 명절 때, 시간과 돈을 아껴 성형외과 수술대 위에 눕는다. 예뻐지고 싶어서,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취업이나 결혼을 위해서, 눈썹이 자꾸 눈을 찔러서. 저마다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그들은 세상을 보는 ‘창’의 겹문을 달고 현대의학에 자신의 미래를 건다.

우리나라 쌍꺼풀 수술자들의 만족도는 65.2%. 대만(47.9%)이나 중국(46.2%)의 성형수술 경험자들에 비해 월등이 높다고 언론은 칭찬하지만, 과학자의 눈엔 ‘자신의 눈에 만족하지 못한 34.8% 의 슬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