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인용 기자 한겨레 매거진팀nico@hani.co.kr

케이블TV에 100여 개의 채널이 매일 돌아가지만, 딱 한가지 없는 게 있다. 날씨 채널이다. 요즘 한반도 날씨를 보자. 중부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남부에는 폭염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지구본을 돌려보자.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기상이변이 속출한다.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대해 24시간 떠들어주는 날씨 채널, 괜찮지 않을까.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마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것처럼 쨍한 하늘을 1시간 정도 보여주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려준다. 전세계 날씨를 버라이어티쇼 형식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날씨를 이겨내는 법에 대한 토크쇼를 할 수도 있고, 오늘의 습도 등을 맞히는 퀴즈도 낼 수 있다. 기상청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상예보가 틀리면 직접 해명하기도 하고, 기상예보가 적중하면 자랑할 수도 있다. 채널 번호는 죽죽 내리는 빗줄기를 닮은 ‘11’과 태양을 닮은 ‘0’을 합쳐서 110번이 좋겠다.
이미 날씨 채널이 주요 채널로 자리잡은 미국보다 우리는 땅덩어리도 훨씬 작고, 날씨의 변동폭이나 지역에 따른 날씨 차이도 크지 않으며, 이미 국내에서 웨더뉴스 채널이 한 차례 실패한 기록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능성은 충분하다. 날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고,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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