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계방송 중계기사
▣ 안인용 기자 한겨레 매거진팀nico@hani.co.kr
여기는 2008 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 금메달을 가리는 경기가 펼쳐지는 TV 앞입니다. 한국 대표선수로는 공중파 방송 3사가 출전했습니다. 네, 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시작부터 방송 3사가 똑같은 경기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어디를 돌려도 그 경기가 그 경기네요. 동시 방송에, 재방, 삼방까지 할 시간에 다른 경기를 보여주면 더 효과적인 중계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세 선수, 한국 기준에 맞춰 통편집된 올림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 선수 카누·카약과 사이클 BMX, 트라이애슬론 경기 등을 내보내고 있지만, 역시 중간에 뚝 끊고 다시 같은 방송 내보내고 마는군요. 아, 한 선수가 여자 장대높이뛰기 중계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신바예바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데…, 이게 뭔가요? 이신바예바 선수 뛰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중계방송을 마치네요. 드라마 최종회 빼먹는 것과 똑같은 거죠. 해설자들의 플레이도 영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고함에 반말은 그렇다치고, 무조건 한국 선수 편들면서 상대 선수 경기는 더티 플레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더티 플레이죠. 아, 드디어 경기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계방송 한국 대표선수들, 기술 점수와 매너 점수 등에서 하위권에 머물면서 모두 32강에서 탈락했습니다. 생각대로, 시청률대로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다음 올림픽에서는 제발 좋은 경기 펼쳐줬으면 좋겠네요. 이상으로 중계방송에 대한 중계기사를 마칩니다.
*‘안인용의 온에어’는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안 기자의 새 칼럼이 727호부터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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