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지음, 김홍수영 옮김, 후마니타스(02-722-9960) 펴냄, 1만7천원
소득·교육·직업을 기준으로 한 사회적 피라미드에서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기대수명은 높아지고 장애·사망률은 낮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여기서 소득 수준은 절대적 수준의 높낮이가 아니라 상대적 소득 격차다. 미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국내총생산(GDP)이 절반밖에 안 되는 그리스보다 더 낮다. 미국 극빈지역 사망률은 방글라데시보다 높다. 중·동부 유럽 공산국가는 경제개혁이 도입되면서 기대수명이 크게 낮아졌다. 저자는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소득격차의 심리사회적 효과에 주목한다.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
윌리엄 존스턴 지음, 변학수·오용록 외 옮김, 글항아리(031-955-8888) 펴냄, 2만8천원
프로이트, 루카치, 비트겐슈타인, 슘페터, 말러, 브로흐, 볼츠만, 마흐, 부버, 후설, 만하임, 랑크, 클림트. 이들의 공통점은 합스부르크 제국이다. 합스부르크 제국 600년 역사의 마지막 시기, 오스트리아 빈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이들은 활동했다. 이렇게 합스부르크가에서 20세기 위대한 사상가들이 나온 것은 왜일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신·문화사적으로 추적한다.
하워드 진 살아 있는 미국 역사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 수수밭(02-546-4341) 펴냄, 1만3천원
를 대중적으로 다시 쓴 책. 2006년까지의 역사를 담아 부시 행정부와 이라크 침공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알려져 있다시피 는 미국 역사를 영웅과 정복자의 시각이 아니라 민중의 시각에서 다룬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벌인 학살, 반란을 일으킨 노예를 처벌하던 법과 관습, 독립선언서에서 소외된 인디언·흑인 노예·여성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국 근대의 풍경
문정진·민정기·박소현·백광준·이성현·차태근·천진·홍영림 지음, 그린비(02-707-2717) 펴냄, 3만5천원
에 이은 ‘동아시아 근대 풍경 시리즈’ 두 번째 권. 이 시기 급변하는 중국을 들여다보는 데 중요한 자료는 근대 최초의 그림신문인 다. 는 1884년부터 1898년까지 외국인 지배하의 ‘조계’에서 발행된 신문이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이국적인 문물에 당황하고 오락공연 문화에 열광하고 돈을 모으려고 애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400여 점에 이르는 화보와 사진을 덧붙였다.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한정숙 지음, 길(02-595-3153) 펴냄, 3만8천원
1960년대 페미니즘 운동에서도 ‘여성적인 것’은 부정적으로 여겨졌다. 남성적 특질을 가지고 남자만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권리를 주장한 것.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 억압의 원인과 구조를 밝히더라도 저항하는 주체가 없다면 구조는 극복되지 않는다. ‘여성 주체’는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역사에 묻힌 여성의 목소리를 찾아 들려주면서 여성이 주체가 된다는 것은 여성이 누구인가를 여성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지음, 유순미 사진, 도서출판 호미(02-322-1845) 펴냄, 1만1천원
이번에는 한국의 여성들이다. 박제상의 부인, 선덕여왕, 진덕여왕, 신라의 성모, 허난설헌, 신사임당, 기생 매창 등 오늘날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여성의 ‘역사적 장소’를 찾아간다. 지은이는 역사적 기록도 훑어보면서 남과 여의 기억 방식이 왜 이렇게 다른지 묻는다. 그리고 여성들의 빛나는 삶이 왜곡됐고, 특히 고려·조선으로 넘어가면서 남성들에 의한 왜곡이 강화됐음을 확인한다.
진화하는 진화론
스티브 존스 지음, 김혜원 옮김, 김영사(02-3668-3204) 펴냄, 2만3천원
다윈이 살아 있고 6판(1872년)으로 끝난 의 최신판을 쓴다면 어떨까. 아마 그가 책을 다시 쓸 명분을 준다면 그건 ‘유전학’일 것이다. 저자는 다윈의 의 차례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내용을 최신 것으로 ‘버전업’시킨다. 비둘기 대신 애완견의 변이를 다루고, 에이즈 바이러스로 자연선택을 이야기한다. 이타성의 진화에 대한 집단주의적 해명을 들려주면서 의 오류를 지적하기도 한다.
동무와 연인
김영민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14) 펴냄, 1만원
역사적 인물들의 관계가 빚어낸 조화와 불화, 행복과 불행을 다루고 있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볼테르와 샤틀레 부인, 밀과 테일러 부인처럼 연인이자 동무로 지내며 행복했던 사람들도 있고, 니체와 벤야민처럼 애정 관계에서는 젬병이어서 동무와 연인 사이에서 서툴게 서성거린 사람들도 있다. 무엇보다 이들 행복한 ‘동무’ 사이에는 말이 있었다. 즉, ‘말이 통하는 관계’ ‘지적 반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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