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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서양문화사 깊이 읽기> 외

등록 2008-03-14 00:00 수정 2020-05-03 04:25

서양문화사 깊이 읽기

박준철 등 13인 지음, 푸른역사(02-720-8963) 펴냄, 1만5천원

서양사학자 13인이 그리스 문명부터 1930년대 바이마르, 소비에트까지 시대적인 의의가 큰 서양사 주제를 흥미롭게 다뤘다. ‘르네상스의 문을 연 포지오의 편지 두 통’은 ‘책 사냥꾼’의 편지에서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출발을 읽어낸다. 영화 시리즈의 모델이 된 엘리자베스 시대의 존 디의 삶을 재조명하기도 하고,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결투를 통해 절대군주의 권력 강화와 귀족의 세력 약화를 추적하기도 한다.

설화 속 동물 인간을 말하다

심우장 외 지음, 문찬 그림, 책과함께(02-335-1982) 펴냄, 1만4800원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 이야기를 주제별로 엮었다. 가이드인 ‘비루’를 따라 동물 유래담, 야한 동물, 변신 동물, 신성 동물, 동물 대결, 숨은 동물 등을 ‘투어’하고 카페에서 속담, 한자 등에 숨은 동물 이야기를 나눈다. 비루는 ‘고약한 피부병에 걸린’(비루먹은) 개의 이름이다. 옛이야기를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전하는데 여기에 만화풍의 일러스트와 세밀화를 추가했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최장집 등 지음, 프레시안북(02-722-8547) 펴냄, 1만8천원

지난해 6월 민주항쟁 20돌을 맞아 이루어진 연속 강연 ‘민주화 20년, 한국 사회 어디로 가나’와 토론을 한데 엮은 것이다. 최장집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견제되지 않은 대통령 권력”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로 대통령 권력의 팽창이 민주주의의 피폐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정우 교수는 한국 경제가 ‘저투자-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부닥쳤으며 현재 취해야 할 제3의 길은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 모델이라고 말한다.

나는 문학에서 건축을 배웠다

김억중 지음, 도서출판 동녘(031-955-3000) 펴냄, 1만2천원

의 셀리가 편지를 받고는 계단을 뛰어올라가 이르는 ‘햇살 가득한 방’을 보며 저자는 소중한 순간을 아무렇게나 맞이하지 않기 위해 그 방을 미리 점지해두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공간이 주인공의 환희를 잘 표현하는 것이다. 제3세대를 대표하는 건축가 김억중이 문학작품을 읽었다. 건축가의 눈에는 예술작품의 이미지들이 공감각으로 지어진다. 채움과 비움, 수평과 수직 등 문학작품 문장을 단서 삼아 공간적 상상력을 더한다.

을지로 순환선

최호철 지음, 거북이북스(032-623-8585) 펴냄, 1만8천원

의 작가 최호철이 10여 년 작품의 여정을 정리했다. 에서도 감탄을 자아내던 ‘장관’인, 원근이 부각된 그림이 표지 그림이다. 그림을 그리는 자의 위치가 아래 부잣집서 맨 꼭대기의 가난한 집까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그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집이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빌딩에 페인트칠을 하는 ‘오를 수 없는 높이의 벽을 닦고 칠한다. 비정규 일거리로’ 등의 그림 옆의 글도 그의 위치가 어딘지를 잘 보여준다.

도시의 기억

고종석 지음,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1만8천원

저자가 하루, 길게는 몇 년 동안 머물렀던 외국의 41개 도시들을 떠올렸다. 저자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래를 듣다가 옛날에 방문한 도시를 기억해낸다. “(도시의) 영혼은 그 도시를 찾은 이방인의 영혼과 교섭한다. 어떤 도시를 방문한다는 것은 그 도시의 영혼과, 그 도시 사람들의 영혼과 교감한다는 뜻일 테다.” 세 장에 걸쳐 가장 많이 나오는 도시는 저자가 주재기자로 있던 파리다. 저자의 20번째 책이다.

승자독식사회

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지음, 권영경·김양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02-3670-1072) 펴냄, 1만3천원

의 저자가 유례없는 양극화와 승자독식 현상을 분석했다. 저자들은 그 원인이 세계화와 그로 인한 무한경쟁이라고 말한다. 든 무명작가의 원고든 책으로 만드는 비용은 같고, 든 재미없는 드라마든 송출 비용은 똑같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내부 승진이 아닌 최고로만 데려오려고 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1%의 열매를 따먹는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한다.

광기의 해석
마크 에드문슨 지음, 송정은 옮김, 추수밭(02-546-4341) 펴냄, 1만3천원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는 가난한 고학생 히틀러와 프로이트가 함께 있었다. 인연은 이뿐이 아니다. 책은 1938년부터 39년까지 기이하게 수렴되는 두 사람의 인생을 되짚는다. 프로이트는 정권을 잡은 히틀러의 나치 체제 아래의 빈을 탈출해 영국 런던으로 망명한다. 이러한 오스트리아 빈의 경험을 바탕으로 광기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대중의 비합리적인 심리를 분석한 최후의 역작 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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